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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융합연구팀 '인간 동물연구그룹 워크숍' 개최
▲ 영화 상영후 발언하는 이항 교수.

서울대학교 융합연구팀 연구책임자 이동신 교수(위계에서 얽힘으로 : 포스트휴먼시대의 인간-동물관계)는 11월 29일 오후 수의과대학 3층 스코필드홀에서 융합연구팀 워크숍을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이번 워크숍은 서울대학교 수의과학연구소와 사회발전연구소가 공동으로 주관한 것으로 영화 '동물, 원'을 상영하고 왕민철 감독을 초청하여 인간동물연구팀과의 토론 및 관객과의 자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번 워크숍에서 상영된 영화 '동물, 원'은 2018년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에서 공개된 후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 제19회 인디다큐페스티벌, 제7회 무주산골영화제, 제7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제에 초청되고 제16회 서울환경영화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다.

이 영화는 청주의 동물원을 배경으로 멸종위기에 놓인 야생동물과 이들을 돌보는 수의사와 사육사의 일상을 다룬다.

영화에서 동물원은 모순적인 공간이다.

이 곳에서 지내는 동물들은 야생동물로 분류되지만 야생을 접해본 적이 없다.

또한 이 곳에 고용되어 동물들을 보호하고 돌보는 사육사와 수의사는 "동물들 입장에서는 동물원이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동물원이 동물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영화 '동물, 원'을 통해 동물을 전시하는 공간인 동물원 울타리 뒤에 가려져 있던 동물들의 삶, 동물들과 수의사와 사육사의 관계에 알아볼 수 있었다.

영화 상영 후 이항 교수(서울대학교 수의학과)는 영화 내용을 바탕으로 인간-동물 관계 및 동물원의 역할에 대해 간략히 짚어주었다.

곧바로 토론 세션이 이어졌다.

▲ 워크숍 포스터.

토론은 1, 2부로 나누어 진행 되었다.

토론의 진행은 이동신 교수(서울대학교 영문학과)가 맡았다.

1부 토론에서는 동물원 동물의 특징, 동물원 동물과 인간과의 관계를 다루었다.

토론에는 천명선 교수(서울대학교 수의학과), 박효민 교수(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가 참여했다.

천명선 교수는 동물원의 동물들은 ▲야생동물이지만 개체별로 구분이 가능하고 이름이 붙여졌다는 점 ▲이들 중 일부는 길들여지고 심지어는 공연을 하는 동물도 있다는 점 ▲일부는 갇힌 상태에서 태어나서 야생을 모른 채 살다가 죽어간다는 점에서 야생동물-농장동물-반려동물의 경계 어디엔가 존재하는 독특한 존재라고 정의하였다.

또한 동물원 동물의 복지에는 물리적인 환경이나 먹이 뿐만 아니라 사육사들이 인지하는 동물과의 관계, 사육사들의 태도는 동물원 동물의 복지 상태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동물원의 기능이나 존재의 정당성을 논하는 것보다 동물원 동물과 인간(사육사)의 관계에 관심을 갖고 사육사의 동물복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전문성 향상,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박효민 교수는 일반적인 동물원 방문객들에게 동물원이란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전시 동물 관람이라는 이벤트를 경험하는 장소이지만 동물원 동물과 사육사들에게는 지루하고 따분한 일상적 공간임을 언급하였다.

또한 동물원은 ▲동물을 보호하는 동시에 야생성을 학대하는 공간이라는 점 ▲사육사와 동물의 관계에는 친밀감과 긴장감이 공존한다는 점에서 동물원 내에서 인간과 동물은 어디까지 가까워질 수 있는가의 문제를 근본적인 논제로 제시했다.

엔딩 크레딧에서 인간이 아닌, 동물을 이름을 이용하여 출연진의 일부로 호명하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루었다.

▲ 이동신 교수, 김기홍 교수, 왕민철 감독, 주윤정 박사(왼쪽부터)가 2부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2부 토론은 사회역사적 맥락에서 살펴본 동물원의 역할과 의미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토론에는 김기흥 교수(포스텍 인문사회학부), 주윤정 박사(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가 참여했다.

김기흥 교수는 인간과 동물의 지위상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위계관계를 역사적 상황과 사회적 인식의 조건 하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사라 바트만(Sara Baartman)을 예로 들었다.

19세기 남아프리카에서 '포획'된 사라 바트만은 인간과 영장류의 원시적인 형태를 보여준다는 이유로 살아서는 프랑스와 영국에서 전시되었고, 사후에는 파리 자연사 박물관에 박제·보관되어 인종주의적 과학관을 강화시키는데 기여하다가 2000년대에 이르러 페미니즘의 비판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새로운 체제가 등장하고 나서야 남아공으로 돌아가게 됐다.

김기흥 교수는 이 사례가 인간-동물의 위계관계, 그리고 전시행위가 갖는 특정한 사회정치적 특성(또는 이데올로기)에 대해서 반드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주윤정 박사는 역사적으로 동물원이 근대 권력의 볼거리 정치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짚어낸 후 한국의 지역별 동물원의 개발시기와 목적, 현황과 다양한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한국의 지역 사회에서 동물원이 확산되어가는 것에는 공공교육과 종보전/연구의 기능보다는 시민의 위락시설 차원의 필요가 컸던 것으로 추측되며, 지역동물원은 지자체에서 운영이 되거나 혹은 민간 업체에 의해 운영이 되어 상황이 열악한 편이어서 지속적으로 동물에 대한 학대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지역에서 산양이나 수달 등을 보전하는 기관을 설립하기도 하는데 지자체 장이 선거에 의해 바뀌면 관심사가 달라져서 기본적인 먹이를 위한 예산 공급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인간의 정치에 의해 동물에 대한 처우와 조건이 변화하는 현상도 현재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로 꼽았다.

마지막으로 인간중심적인 20세기형 동물원의 생태적 전환(ecological transformation)에 대한 가능성과 방법에 대해 다루었다.

토론을 끝으로 워크숍이 종료되었고, 이번 워크숍을 통해 동물원이라는 익숙한 공간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고, 앞으로 인간과 동물(동물원)이 맺어야 할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충청비즈  thecm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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