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 [休]
[休] 가을에 가볼 만한 산책길

산과 들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 왔다.

형형색색 숲길이 펼쳐지고 선선한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여유가 별로 없었던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바람을 쐬러 나들이에 나설 때가 바로 가을이다.

힐링에 방해가 되지 않는 비교적 발길이 적은 가을 산책길 세 곳을 소개한다.

▲ 세조길은 조선 제7대 세조와 관련한 정이품송·목욕소·문장대를 이어주는 살아 숨 쉬는 명품 역사 테마의 장이다.

◇ 만상홍엽 단풍이 어우러진 역사길

속리산의 가을 단풍은 어느 곳에 빠지지 않는다.

특히 법주사에서 세심정으로 향하는 산책길은 만상홍엽이 기암괴석과 어우러지는 절경을 자랑한다.

다만 가을이면 수많은 사람이 몰려드는 만큼 고즈넉한 산책을 즐길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게다가 법주사에서 세심정까지 가는 탐방로 구간은 차량통행이 가능해 먼지와 소음이 심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속리산국립공원사무소는 법주사~세심정 간 우회 탐방로인 '세조길'을 지난달 26일 공식 개통했다.

세조길은 조선 제7대 세조와 관련한 정이품송·목욕소·문장대를 이어주는 살아 숨 쉬는 명품 역사 테마의 장이다.

잘 짜인 나무 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조선 7대 임금인 세조가 법주사에서 국운 번창을 위한 대법회를 연 뒤 피부병을 치료하기 위해 목욕을 했다는 목욕소가 보인다. 세조는 이 목욕 후 종기가 씻은 듯이 나았다고 한다.

공단은 세조길을 최고의 힐링 탐방로로 자랑하고 있다. 세조길 내 피톤치드 발생량을 측정한 결과 산림청 고시 '치유의 숲 타당성 평가 조사 기준' 최고 점수 3.0ppt/일을 초과한 3.73ppt/일로 조사됐다. 음이온은 2000개/㎤/일을 초과한 3290개/㎤/일로 파악됐다. 서늘한 숲 향기를 만끽할 수 있는 탐방로라는 이야기다.

세조길은 총연장 2.35㎞, 탐방 전용로로 개설됐다. 차량 먼지와 소음 걱정 없이 산책을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 구간 내 1.2㎞는 무장애 탐방로다.

흥미로운 세조 임금의 유래를 세조길 곳곳에서 설명하는 차별화한 특화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속리산국립공원 이상원 탐방시설과장은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길이 탄생했다"며 "관계기관과 지역주민이 상생 협력해 지속적으로 보완 발전할 계획"이라고 했다. 왕복에는 1시간40분 정도 걸린다.

▲ 46년 동안 사람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았던 만경대는 5.2㎞ 코스의 둘레길로 문을 열었다.

◇ 만경대의 설악 단풍

한국에서 가장 단풍이 아름다운 곳은 어디일까. 사람마다 첫손가락에 꼽는 곳은 다를 수 있지만 세 곳 정도를 고르라면 반드시 들어가야 할 곳이 있다.

설악산이다. 설악산의 오색약수터를 중심으로 한 단풍과 기암절벽의 풍경은 단연코 우리나라 최고의 절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달 19일 산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가슴이 설렐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금역이었던 설악산 '만경대'가 10월1일부터 공개된다는 것.

만경대는 설악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1970년 3월24일부터 원시림 보존과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출입이 통제됐다.

46년 동안 사람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았던 만경대는 5.2㎞ 코스의 둘레길로 문을 열었다.

개방된 만경대 둘레길은 오색약수터를 출발해 선녀탕, 용소폭포, 만경대 등을 거쳐 오색약수터로 돌아오는 코스다.

만경대는 남설악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손꼽히는 비경을 갖고 있으며, 오랜 시간 사람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아 원시림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다. 넓은 전망대가 자리해 남설악의 숨은 비경 곳곳을 감상할 수 있고, 주변 주전골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 순례길은 솔밭근린공원상단에서 이준열사묘역입구까지 이어지며 총 2.3㎞ 길이다. 도보로는 1시간10분이 걸린다.

◇ 서울에서 즐길 수 있는 북한산 둘레길

서울에도 단풍과 산책을 즐길 만한 곳이 얼마든지 있다. 멀리 떠나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찾아볼 만하다.

서울의 북쪽에 병풍처럼 자리 잡은 북한산은 오랜 기간 서울 시민의 넉넉한 쉼터가 돼 왔다.

꽤 험한 북한산에 오르기가 망설여진다면 둘레길을 걸어보는 것이 좋다. 북한산 둘레길은 총 71구간으로 나뉘었고, 그 거리가 모두 71㎞에 달한다. 일주일에 한 코스씩 걸어도 다 돌아보기에 1년 넘게 걸린다는 이야기다.

이중 북한산 순례길은 가을 야생화와 역사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산책길이다.

순례길은 솔밭근린공원상단에서 이준열사묘역입구까지 이어지며 총 2.3㎞ 길이다. 도보로는 1시간10분이 걸린다.

순례길을 걷다 보면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순국한 이준 열사의 묘역을 만난다. 1963년 헤이그 공동묘지에 있던 유해를 옮겨와 수유리에 안장하며 조성했다.

이어 3.1운동 발상지인 봉황각, 민주화을 위해 삶을 바친 선열들을 모신 국립 4.19민주묘지 등을 두루 거칠수 있다.

또 순례길을 걷다 보면 물길 산책로를 만나고, 폭이 좁은 '섶다리'를 건넌다. 섶다리는 강물이 줄어 나룻배를 띄우기 힘든 겨울을 나기 위해 놓은 임시 다리다. 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를 놓는 방식을 만든다.

'섶다리'를 건너는 짧은 시간 이런 생각을 해보자. 섶다리는 양쪽 마을 사람들이 힘을 합해야 놓을 수 있었다. 협동하지 않으면 이을 수 없는 다리인 것. 다리를 놓는 한쪽으로는 음식과 술이 푸짐하게 차려지니 섶다리를 만드는 날은 곧 '축젯날'이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섶다리는 폭이 좁아 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으면 못 건넌다. 당연히 나이가 많거나 짐을 졌거나 아이를 업었거나 몸이 불편하거나 한 사람에게 먼저 건너게 했다고 한다.

옛사람들의 협동과 배려가 오랜 세월 빠른 물살을 이겨내며 우뚝 서 있다.

박은진  seven2439@naver.com

<저작권자 © 충청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은진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