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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休] 영화 속으로 걸어 가보자한국관광공사 추천 열 길 … '시네마 로드 10선' 소개

어느새 한해의 끝자락에 접어들었다.

가족, 연인, 친구 등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할 여행 장소가 고민 된다면 영화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보는 건 어떨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감동을 선사했던 영화 촬영지를 만나러 가는 '시네마 로드 10선'을 꼽았다. 

▲ 안산자락길.

◇ 안산자락길(서울 서대문구)

안산자락길은 옛 서울의 서쪽 관문인 독립문 사거리 옆 독립공원과 서대문 형무소 뒤편 안산의 한적한 숲길을 따라 조성됐다. 

인왕산, 북한산 등의 장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꾸몄다. 독립공원은 물론 서대문구청, 연희숲속쉼터, 한성과학고, 금화터널 상부, 봉원사, 연세대 등에서 각각 쉽게 숲길로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뛰어나다. 

접근 경로가 다양한 만큼 출발지에 따라 느낌도 확연히 다르다. 총연장은 7㎞로 계속 거닐다 보면 출발한 곳으로 되돌아오는 순환형 무장애 숲길인 것이 특징이다. 

낮지만 웅장한 안산, 그 안산이 내어준 자락길의 한적한 숲길을 지나 독립공원으로 되돌아오는 여행은 발로만 느끼기에는 보고 생각할 일이 너무도 많다. 

영화 ‘밀정’ ‘흑수선’ ‘광복절특사’ ‘한반도’ 외에도 수많은 영화가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에서 촬영됐다.

◇ 동네골목길관광코스-16코스 세종마을(서울 종로구)

인왕산 동쪽과 경복궁 사이에 있는 세종마을은 요즘 ‘서촌’으로 불리는 서울의 대표적 관광지다. 

한옥 600여 채와 골목, 전통시장, 소규모 갤러리, 공방 등이 어우러져 문화와 삶이 깃든 마을이다. 조선 시대 중인과 일반 서민의 삶의 터전으로 준수방, 인달방, 순화방, 웃대, 우대, 상대마을 등으로 불렸다. 

세종대왕 생가터, '오성과 한음' 중 오성인 백사 이항복 집터 등이 있다. 중인 계층이 결성한 문학단체인 '옥계시사'가 열린 곳이고,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양반이지만 중인들과 즐겨 교류한 추사 김정희의 명필이 탄생한 마을이기도 하다. 

근·현대에는 화가 이중섭, 시인 윤동주, 소설가 이상, 화가 박노수 등이 거주하며 문화 예술의 혼을 이었다. 영화 ‘최악의 하루’가 촬영됐다.

◇ 부산 원도심 스토리투어 1코스 깡깡이길 & 5코스 흰여울길(부산 영도구)

부산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부산 원도심 스토리투어 6개 코스 중 1코스 '깡깡이길'과 5코스 '흰여울길'은 ‘영화의 도시’ 부산에서도 영화 촬영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깡깡이길에서는 항구 도시 부산 사람들의 치열한 삶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자갈치시장, 영도다리, 조선산업이 최초로 시작된 남항 등 영화 단골 촬영장소가 즐비하다. 

흰여울길에서는 영화 ‘변호인’으로 잘 알려진 흰여울문화마을, 굽이치는 파도와 더불어 절경을 이루는 절영해안산책로를 만날 수 있다. 저 멀리 태평양을 품은 영도의 절벽에 자리 잡은 흰여울문화마을은 부산 특유의 해안마을 풍경을 자랑한다. 

깡깡이길에서는 영화 ‘퍼펙트게임’ ‘친구’ 등을 촬영한 영도다리를, 흰여울길에서는 영화 ‘변호인’ ‘범죄와의 전쟁’ 등 촬영지를 만난다.

◇ 인천둘레길 12, 13코스 (인천 중구)

인천둘레길 12코스에서는 개항 이후 근대 문물이 드나들던 흔적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근대 문화의 산실로서 인천의 근대 역사는 제물포 개항과 그 맥을 같이 하며, 열강의 각축장이었던 당시 모습이 서려 있다. 

현재도 일본식 건축물과 차이나타운 등이 이국적 풍경을 자아낸다. 길은 13코스로 이어진다. 이 코스는 과거 군사적 요충지로서 외세 침탈의 상흔을 안고 있는 월미도를 도는 코스다. 

6·25전쟁 후 50년 동안 군부대에 의해 보존되던 월미산을 개방해 만든 월미공원과 가족, 연인들의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은 월미테마파크를 지난다. 

12코스는 영화 ‘범죄의 재구성’ ‘고양이를 부탁해’ ‘파이란’ 등 많은 영화를 촬영한 곳이다. 13코스에서는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유엔군이 상륙 목표로 삼았던 월미도를 만나게 된다.

▲ 금강2경 도보여행길.

◇ 금강2경 도보여행길(충남 서천군)

천혜의 풍광을 자랑하는 금강(신성리 갈대밭, 조류 생태 전시관, 철새 도래지)을 거슬러 올라가는 생태 탐방로다.

금강 1경에 해당하는 금강하굿둑 철새 도래지를 시작으로 금강 2경 신성리 갈대밭에서 여정을 마친다. 특별한 안내 사인은 없으나 누구든지 쉽게 목적지까지 찾아갈 수 있을 만하다.

금강 자전거 도로를 따라 걷게 되는데 겨울철이면 이곳을 찾는 철새를 볼 수 있다. 철새는 금강 맞은편 군산 구불길을 따라 걸으면서도 볼 수 있지만 철새 군무를 좀 더 가까이 보며 걷기에는 이 길이 제격이다.

이 일대는 대부분 농경지여서 철새가 먹이를 구하기 쉽다. 덕분에 해질녘이면 겨울철 붉게 물든 석양에 철새가 수를 놓은 듯한 광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다만 요즘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창궐한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금강2경 도보여행길 종착지인 신성리 갈대밭은 우리나라 4대 갈대밭 중 하나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비무장지대로 등장했다. 남북한 병사들이 서로 알아가는 계기가 되는 장면이 바로 이곳에서 그려졌다.

◇ 구불길 6-1코스(전북 군산시)
백릉 채만식의 소설 ‘탁류’의 배경지인 군산의 원도심을 중심으로 일제강점기 흔적을 통해 선조들의 삶의 애환을 경험하며 과거를 되돌아보는 길이다. 

과거 무역항으로 해상 물류의 중심이었던 옛 군산의 모습과 전국 최대 근대문화자원을 전시한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을 시작으로 근대문화 중심도시 군산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다. 

군산의 근대 역사 벨트화 사업으로 조성된 각종 전시 관람 시설을 통해 시간여행을 할 수 있고, 군산의 맛집이 밀집해 식도락 여행지로도 그만이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타짜’ ‘장군의 아들’ 등 많은 영화가 촬영됐다. 모두 구불길 6-1코스에서 그 여운을 느껴볼 수 있다.

▲ 섬진강길 1코스.

◇ 섬진강길 1코스(전북 임실군)

시인 김용택의 서정이 흐르는 ‘눈곱만큼도 지루하지 않은 길’이 임실과 순창 지역을 따르는 ‘섬진강 문학마을길’이다. 

김용택 생가가 있는 진뫼마을에서 천담마을을 거쳐 구담마을까지 이어진 이 길은 섬진강 걷기의 백미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서정미 넘치는 강변길’이라 평가해도 좋을 만하다. 

구담마을은 영화 ‘아름다운 시절’을 비롯한 많은 영화를 촬영한 곳이다. ‘아름다운 시절’에서 동양화 같은 여백 미로 시선을 사로잡았던 풍광은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이 마을과 장구목 일대가 촬영지다. 

장구목은 기기묘묘하게 움푹 파인 바위들이 일품이다. 강줄기를 따라 3㎞ 가까이 요강처럼 생긴 ‘요강 바위’를 비롯해 천태만상 바위들이 늘어서 진기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강변 풍광 좋은 곳에 세워진 구암정과 어은정을 차례로 지나 향가마을에 도착하면 1코스가 종료한다.

▲ 청산도 슬로길 1코스.

◇ 청산도 슬로길 1코스(전남 완도군)

청산도의 대표적 관광지로 청산도 슬로길 첫 코스이자 방문객이 반드시 들르는 필수 코스다. 

한국 영화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동원한 ‘서편제’의 촬영지다. 이 영화는 전남도 내 여러 지역에서 촬영됐지만, 최고로 꼽히는 명장면이 바로 주인공 세 사람이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청산도 돌담길을 걷는 모습이다. 

봄에는 유채꽃과 청보리,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길을 수놓는다. KBS 2TV 드라마 ‘봄의왈츠’ 세트장이 언덕 위에 한 폭의 그림처럼 자리 잡고 있다.

▲ 밀양아리랑길 1코스.

◇ 밀양아리랑길 1코스(경남 밀양시)

밀양시는 인구 11만 명이 채 안 되는 경남의 작은 도시다. 도시 규모는 작아도 그 안에 담겨있는 역사는 만만한 것이 아니어서 역사가 삼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밀양의 오랜 역사와 함께할 길이 열렸다. 밀양의 문화와 만나고 대표적인 유물·유적들과 눈을 맞추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이름은 밀양의 노래라고 할 수 있는 ‘밀양아리랑’에서 따와 밀양아리랑길이다. 

밀양 읍성에서 출발해 관아, 오리배 선착장, 조각공원, 삼문송림, 야외공연장, 아랑각, 무봉사, 작곡가 박시춘 생가, 천진궁, 영남루로 이어지는 도심형 구간이다. 

밀양의 대표적인 역사와 문화지역, 도심 속 자연공원을 아울러 볼 수 있다. 영화 ‘밀양’ ‘광해’ ‘똥개’ 등 수많은 영화가 촬영됐다. 영화에 등장하는 밀양역, 준피아노 등을 길에서 만날 수 있다.

◇ 제주올레 5코스 (남원-쇠소깍 올레, 제주 서귀포시)

성산 일출봉이 아스라이 보이는 남원 포구에서 시작해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산책로’로 꼽히는 큰엉 경승지 산책길을 지나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쇠소깍까지 이어진다. 오감을 활짝 열고 걷는 바당올레와 마을올레다. 

키가 훌쩍 큰 동백나무로 울타리를 두른 마을 풍경이 멋스럽다. 남원읍과 해병대 93대대의 도움을 받아 사라지고 묻히고 끊어진 바당올레길 세 곳을 복원했다. 덕분에 난대 식물이 무성한 이국적인 숲을 지나 바다로 나가는 특별한 재미를 만끽할 수 있게 됐다. 

영화 ‘건축학개론’에 등장하는 ‘서연의 집’을 카페로 만날 수 있다. 영화와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공간과 느낌은 그대로다. 영화가 너무 아름다웠던 것일까. 영화처럼 다시금 첫사랑과 청춘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 감상(感想)을 하면서 제주의 풍광을 감상(鑑賞)하며 걷는 것은 아무 데서나 누릴 수 없는 호사다.

박은진  seven24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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