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고속도로 남이~호법 구간 확장 사업이 서울~세종 고속도로에 또 발목이 잡혔다.
타당성 확보보다는 정치적 해법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충북도에 따르면 중부고속도로 확장사업은 2008년 KDI(한국개발연구원)의 사업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으나 수요 대체노선인 서울~세종고속도로 신설 계획이 나오면서 재검토 대상에 올랐다.
게다가 민자 고속도로로 계획했던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지난달 나랏돈을 투입하는 국가 재정사업으로 바뀌면서 상황은 더 악화했다.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통행료가 싸지면 교통량은 더 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9년 전 사실상 착공을 결정했던 중부고속도로 남이~호법 구간 확장 사업에 제동이 걸린 것은 이 고속도로가 중부고속도로 교통량을 일부 흡수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중부고속도로 교통량이 2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3월 도와 청주시가 대한교통학회에 의뢰했던 '청주권 고속도로망 구축과 지역발전 방향 연구용역'에서도 서울~세종고속도로를 개통하면 중부고속도로 통행량은 구간별로 0.81%에서 7.07%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왔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경기 구리~안성~세종 129㎞ 구간에 왕복 6차선으로 건설될 계획이다. 서울~안성 71㎞ 구간은 2022년에, 안성~세종 58㎞ 구간은 2025년에 각각 개통할 예정이다.
정부의 중부고속도로 확장 재추진 방침에 따른 한국개발원(KDI)의 이 도로 확장사업 타당성 재조사는 지난해 3월 시작됐다. 3~4개월이면 나오는 타당성 조사 결과가 1년 반이 지난 현재까지도 감감무소식이다.
처음부터 낙관하기 어려웠던 KDI의 중부고속도로 확장사업 타당성 재조사에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정부 재정사업 전환이라는 불리한 변수가 끼어들면서 언제 결과나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한 관계자는 "서울~세종이 민자에서 재정사업으로 바뀌면서 B/C(비용대비편익) 조사를 다시 돌려야 한다"며 "B/C 도출에 보통 두 달 이상 걸린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8월 중 타당성 재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달까지 마무리하는 기획재정부의 새해 예산안 편성에 관련 사업비 반영을 요구할 계획이었으나 서울~세종 고속로도의 재정사업 전환으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중부고속도로 충북 구간 확장에 공감하는 국회는 지난해 말 2017년 정부 당초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사업타당성 재조사를 완료하면 그 결과에 따라 조속 추진하라"는 부대 의견을 정부에 제시한 바 있다.
정부 새해 예산안 편성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도는 국회의 강제 편성에 희망을 걸고 있다. 이시종 지사는 지난 23일 이낙연 총리를 만나 이러한 지역 정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이 지사에게 "타당성 재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내년 정부 예산안에는 반영하지 못했지만 재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에 따라 국회에서 예산이 반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이은 악재를 의식한 이 지사의 호소도 나왔다. 이 지사는 "(충북 지역)피해 구제 차원에서 타당성 재조사 결과에만 얽매이지 말고 중부고속도로 확장사업을 조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예산 반영에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도에 따르면 중부고속도로 충북 구간은 지역 수출액의 95%, 지역 총생산의 75% 이상을 담당하는, 충북 경제의 대동맥이다. 동서울~호법 구간은 일찌감치 8차선으로 확장했지만 남이~호법 구간은 4차로로 남아 있어 병목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중부고속도로 남이~호법 구간은 도로 확장 기준을 이미 30% 이상 초과했다. 서울~세종 고속도로 추진을 전제한 과거 서청주~진천 구간 확장사업에 대한 B/C 조사에서도 0.964가 나왔었다.
홍성렬 증평군수·송기섭 진천군수·이필용 음성군수·나용찬 괴산군수 등 중부고속도로를 접한 도내 지자체장들은 "B/C가 1에 근접한 구간을 확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도의 한 관계자는 "서울~세종 고속도로는 편익노선에 불과하지만 중부고속도로는 국가 간선 도로망"이라면서 "중부고속도로가 사업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중부고속도로를 지금 확장하지 않으면 이 도로를 중심으로 겨우 살아난 충북의 경제 축을 서울~세종 축 등으로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면서 "지역의 정치 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충청비즈 thecm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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