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도 울고, 제자도 울고, 하늘도 울었다.
추적추적 봄비 내리는 16일 오후 충북 청주시 가덕면 천주교 성요셉 공원.
꼭 1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 침몰하는 배 안에서 제자를 구하다 숨지고 만 의인(義人) 고(故) 남윤철(당시 35세) 단원고 교사의 넋이 묻힌 곳이다.
자식을 먼저 보낸 아버지 수현(63·충청대학교 치위생과 교수)씨와 어머니 송경옥씨는 죄인인 양 묘비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하루 전 청주에 내려와 헌화하고 묘비 앞에 핫팩을 놓고 갔던 단원고 제자 8명도 다시 돌아와 스승의 부모를 위로하고, 스승의 영생을 기원했다.
핫팩은 차가운 바다에서 공포에 떨었을 스승에게 온기를 전하려는 작은 마음을 담은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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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오후 1시 50분께 고 남윤철교사의 어머니 송경옥씨가 아들이 안치된 청주시 가덕면 성요셉 공원을 찾아 묘비를 닦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추모 미사를 집전한 성완해 청주성모병원장이 "하늘도 우리의 슬픔을 아는지 굵은 비를 떨어뜨린다"고 하자 묘지 주변엔 천근만근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1시간 가까이 이어진 미사가 끝난 후 송경옥씨는 봄비에 젖은 아들의 묘비를 손수건으로 닦으며 눈물을 떨궜고 추모객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추모객들에게)전할 말 있으면 해달라'는 성 원장의 부탁을 받은 남수현 교수는 "1년이나 지났는데도 잊지 않고 찾아주신 여러분 아들을 대신해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라고 했다. 태산만큼 큰 슬픔이라도 속에 묻고 표현하지 않는 그의 품성이 묻어나는 말이었다.
이날 오전 청주시 내덕동 주교좌 성당에서 추모미사를 올린 남 교수는 위로방문차 방문한 이시종 충북지사에게 "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으면 한다. 다시는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이 지사는 "아들을 잃은 가족의 슬픔,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지난 1년 잘 견뎌내셨으니 앞으로 10년, 20년도 잘 버텨주세요"라고 화답했다.
세월호 침몰 당시 남 교사는 비상구를 통해 대피할 수도 있었지만, 물이 배 안으로 밀려드는 위험한 순간에도 세 차례나 선실 안을 오가며 제자들의 탈출시키다 변을 당했다.
충청비즈 thecm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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