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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벨트' 떴다! … 전략은 무엇인가?
▲ SK하이닉스 전경.

미국과 중국, 유럽에서 반도체 굴기가 전방위로 펼쳐진 가운데 문재인 정부도 'K-반도체 벨트' 전략을 꺼내 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 캠퍼스를 찾아 이 같은 전략을 내놨다.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현 정부의 민관 반도체 전략은 2019년 4월 시스템반도체, 지난해 10월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략에 이은 세 번째 종합 대책이다.

정부는 우선 반도체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2024년까지 한시로 연구개발(R&D) 비용은 40~50%, 시설투자는 최대 10~20%를 공제한다.

또 8인치 파운드리 증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첨단 패키징 시설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1조원+알파(α)' 규모의 '반도체 등 설비투자 특별자금'도 신설한다.

정부는 반도체산업 인재풀도 키우기로 했다. 대학 반도체학과 정원을 총 150명 확대해 10년 동안 1500명을 더 배출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실무형 학사급 인력 양성을 위해 전공 트랙, 반도체 장비 기업 연계 계약학과 5개 학교도 신설한다.

반도체 인재 부족은 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다.

업계는 올해부터 3년간 반도체 인력이 국내 전체에 걸쳐 1000명 부족하다고 추산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지원 이외에 추가적인 내용을 더 발굴해 업계에서 요구했던 반도체 지원 특별법에 담아 국회와 본격적으로 입법 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

기업들도 문 대통령의 이날 'K-반도체 벨트 전략' 발표에 발맞춰 올해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510+알파(α)조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K-반도체를 대표하는 삼성전자는 10년간 국내 시스템반도체 설비와 R&D에 총 171조원을 투자해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에 오른다는 목표다.

이 같은 투자 규모는 삼성전자가 당초 계획했던 133조원보다 38조원 증액한 것이다.

또 SK하이닉스는 경기 용인시의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 등 국내 공장에 230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현재 대비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무엇보다 'K-반도체' 성장 전략의 핵심은 전국 반도체산업 거점을 알알이 잇는 'K'자형 반도체 벨트다.

전국에 첨단 반도체 제조 단지와 소부장 거점은 물론 그간 성장 전략에서 소외돼 있던 반도체 설계전문 기업(팹리스), 후공정(패키징) 기업을 위한 거점까지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정부에 따르면 반도체 벨트는 제조 기반 단지, 소부장 특화 단지, 첨단 장비 연합기지, 패키징 플랫폼 기지, 팹리스 밸리로 구분돼 조성된다.

제조 기반 단지는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공장이 모인 선도 단지다.

삼성전자 사업장이 위치한 경기 기흥·화성·평택시, SK하이닉스 주요 사업장인 경기 이천시, 충북 청주시, DB하이텍 공장이 있는 충북 음성군 등이다.

특히 평택과 화성, 이천과 청주의 메모리 생산 공장은 최첨단 기술이 가장 먼저 적용되는 공장, 즉 '마더 팩토리'로 육성된다.

소부장 특화 단지는 용인, 첨단 장비 연합기지는 용인과 화성, 천안에 각각 구축한다.

용인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며, 50여 개 소부장 협력사가 이곳 특화단지 입주를 확정했거나 계획 중이다.

첨단 장비 연합기지는 국내 소부장 기업이 단기에 추격하기 어려운 식각·증착 장비, 극자외선(EUV) 장비 등에 대해선 글로벌 선두 기업을 유치하면서 국내 소부장 기업들과 연합하는 형태로 구상한다.

반도체산업에서 위상이 갈수록 커지는 패키징 분야와 관련해 정부는 충북 괴산, 충남 온양·천안에 패키징 플랫폼을 조성하고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개발·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와 네패스가 패키징 플랫폼을 주도할 핵심 기업이다.

이 밖에 판교 테크노밸리는 중소 팹리스 창업과 성장을 지원하는 팹리스 밸리로 거듭나게 된다.

반도체 업계는 특히 규모가 영세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던 한국 팹리스들이 본격 성장할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판교에 위치한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인 '리벨리온'의 박성현 대표는 이날 "우리는 아직 설립한 지 1년도 되지 않았지만 이미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에 시제품을 제공했고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개발한 칩은 인텔 제품보다 2배 빠른 딥러닝 속도를 보여준다"며 "대한민국이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한 획을 그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민간 기업의 10년간 투자 규모 '510조원' 중 대부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한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외에도 메모리 설비투자에만 연간 20조원 이상을 쓴다.

이를 감안하면 510조원 가운데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171조원, 메모리 200조원 등 371조원 이상을 담당한다.

또 SK하이닉스는 이천과 청주 공장에 2030년까지 110조원을 투자하며, 이와 별개로 2025년부터 10년간 용인 클러스터에 120조원을 투자한다고 했다.

총 230조원이며 2030년까지 투자액만 한정해도 150조~2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아무리 보수적으로 수치를 추정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0년간 투자 합계치만 500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그간 매출에서 2% 남짓한 비중에 그쳤던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본격 육성한다는 목표여서 투자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박 부회장은 "글로벌 반도체 수급 불안정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파운드리 증설 또는 파운드리 인수·합병(M&A)을 고려하고 있다"며 "8인치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현재보다 2배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중국 우시에 현지 정부 펀드와 합작한 파운드리 공장을 두고 있으며 8인치 웨이퍼 기준 월 수천 장 수준의 소규모 파운드리 공장을 가동 중이다.

SK하이닉스는 8인치 파운드리에 중점 투자해 차량용 반도체와 전력 반도체를 적극 공급할 계획이다.

이 밖에 해외 첨단 반도체 장비 기업과 패키징 업체도 투자에 힘을 싣지만 비중이 크지 않다.

정부에 따르면 EUV 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네덜란드 ASML은 화성에 2400억원을 들여 EUV 트레이닝 센터를 건립하고 화성을 EUV 클러스터로 키우겠다는 투자 의향을 밝혔다.

식각·증착 장비 선두 기업인 미국 램리서치도 용인과 화성의 장비 생산 공장의 설비를 2배로 늘리기로 했다.

국내 패키징 전문 기업인 네패스도 향후 5년간 1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이번 행사를 통해 발표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정부 지원이 주요국과 비교해 그다지 파격적이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정부 지원 방안은 1조~1조5000억원 수준의 자금 지원과 세제 혜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500억달러(약 56조7000억원)의 금액이 필요하다고 의회에 요구하는 중이다.

100억달러 규모 인센티브 지원안은 이미 의회의 초당적 지지를 받고 올해 초 법률로 발효됐다.

유럽연합(EU) 역시 반도체 산업에 500억유로(약 68조4000억원)를 지원할 예정이다.

미국과 EU 모두 세제 혜택은 별도다.

중국도 반도체 기업에 법인세 면제 혜택을 주면서 국영 반도체 기업들에 2025년까지 1조위안(약 17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충청비즈  cbiz04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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