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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천억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발표 후폭풍 거세다!재단비리· 부실대학 등 포함 … "이름만 글로컬 · 실상 지방대 구조조정 정책" 비난
▲김중수 글로컬대학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4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글로컬대학30 예비 지정대학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5년간 선정대학 한 곳당 최대 1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대규모 국고 사업인 '글로컬대학30.'

올해 예비 지정대학 33개교 명단이 발표된 이후 교육부 선정 결과에 대한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재단(학교법인) 비리로 물의를 일으킨 대학이 포함된 것은 물론이고 신입생 모집조차 버거운 대학들이 다수 포함되면서다.

따라서 교육계에서는 "불과 2년 만에 취지를 잃은 사업"이라며 "이름만 '글로컬(Global·Local)'이지 실상 지방대 구조조정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대표적인 교육 정책 실패 사례로 꼽히는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IME, 프라임)' 사업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교육계와 한국대학신문 보도에 따르면 교육부가 지난달 16일 '글로컬대학30' 2기 예비 지정대학 33개교 명단을 발표한 이후 교육계를 중심으로 이번 선정 결과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점차 높아지는 모양새다.

교육부는 '글로컬대학' 사업에 대해 "지역 혁신을 이끌 대학을 선정해 세계적 선도대학으로 육성하겠다"고 설명하지만 교육 현장에선 "사업이 본격 운영되기도 전인 불과 2년 만에 이미 취지와 방향성을 잃어버린 사업"이라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올해(2기)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대학으로 앞서 지난해(1기) 예비대학 중 본 지정에 들지 못한 5개교를 포함한 총 33개교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일반대는 23개교, 전문대는 10개교다.

유형별로 보면 단독형 11개교, 연합형 15개교, 통합형 7개교 등이다.

단독형은 일반대로만 채워졌고, 전문대는 '연합·통합형'으로 사업계획을 제출한 대학들만 명단에 포함됐다.

◇ 교육부 "혁신 책임질 대표대학" vs 교육계 "부실대학으로 글로컬을?"

교육부는 올해 예비 지정대학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립대·사립대, 일반대·전문대, 지역 등을 특별히 안배하지는 않았다. 혁신을 중점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결과론적으로 올해 전문대가 많이 (예비대학으로) 선정됐는데 이는 전문대가 지난해보다 열심히 준비한 결과"라며 "다양한 형태의 대학들이 설립 목적에 맞게 활동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국내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교육계에선 교육부 자평과 달리 선정 결과를 두고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올해 예비대학으로 선정된 대학 중 과거 교육부 감사를 받고 재단(학교법인) 비리가 밝혀진 전례가 있거나 신입생 충원율을 조작해 검찰 조사를 받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대학들도 포함되면서 사업 취지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퍼져가는 모양새다.

대전·충청권역의 한 대학 관계자는 "지역 혁신을 꾀하는 거점 선도대학을 육성하겠다는 취지의 사업에서 부실·비리 대학이 웬 말인가"라며 "예비 지정대학에 들지 못한 대학들은 이들보다도 못한 '못난 대학'이라는 소리인지 자괴감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대구·경북권역의 대학 관계자 역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글로벌 대학을 육성하겠다면서 내국인 학생도 다 채우지 못하는 대학들로 무엇을, 어떻게 글로벌을 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며 "대학들도 계속되는 재정난에 1000억 원 예산을 보고 신청하는 것이지 애초에 교육부가 말하는 사업 취지는 기대도 안 했다"고 잘라 말했다.

실제 올해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대학으로 선정된 대학 중 일부는 지난해 입시에서 신입생 충원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 평가 신뢰 추락, 이의신청 공동 움직임

일각에선 이에 따라 예비 지정대학 명단이 발표된 이후 선정된 대학의 부적격함을 이유로 미선정 대학을 중심으로 한 이의신청 움직임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학 중 실제 이의신청까지 접수한 경우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교육계에선 이번 결과가 대학 현장에서 얼마나 신뢰성을 잃었는지를 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경북권역의 한 대학 관계자는 "선정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언론 보도가 잇따를 당시 지역 내, 그리고 인접한 권역 총장들까지 합해서 공동으로 이의신청을 내자는 기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나중에라도 혹시 모를 이른바 '괘씸죄'를 받을까 싶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진 않은 것"이라고 했다.

대학 현장에서 교육부 선정 결과에 대한 신뢰가 떨어짐에 따라 향후 평가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낮아지는 분위기다.

특히 '단독형'으로 선정된 대학 가운데 소규모 대학이나 전문대는 여전히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사업이 사실상 소규모 대학에 대한 구조조정 정책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실정이다.

광주·호남권의 한 대학 관계자는 "글로컬대학을 보고 있자면 대표적 정책 실패 사례로 꼽히는 '프라임(PRIME,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을 보는 것 같다"며 "프라임 사업 추진 당시에도 단군 이래 최대 국고 사업으로 불렸을 정도로 걸려 있는 예산이 크다 보니까 대학들이 앞뒤 가리지도 않고 학과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나중엔 취지는 온데간데 없고 학과 통폐합밖에 남지 않았었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그때에도 교육부는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한 좋은 사업이라고 포장했지만 이를 위해 정작 필요한 교육을 혁신하려는 고민은 없었다"며 "글로컬대학 역시 교육부에서조차 이 정책을 지역대학 혁신을 꾀하는 것은 말뿐이고 구조조정 정책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내용(혁신계획)이 아닌 형태(연합·통합)가 더 부각하는 촌극이 빚어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심사위원 전문성 지적

이외에도 일부에선 면접 과정에 참여했던 심사위원들의 정책 이해도·전문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교육부는 글로컬대학에 지원하는 대학들에 혁신성을 거듭 강조해왔지만 정작 면접 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이 던지는 질문 대부분은 현실성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아 심사진부터가 정책 취지에 공감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부산·울산·경남권역의 한 대학 관계자는 "교육부는 글로컬대학 정책을 설명하면서 '이전에 없었던 대학들의 과감한 혁신을 지원하고자 한다'고 했다"며 "하지만 면접 과정에선 심사위원들이 '이전에 이런 일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과연 가능하겠나'는 논리로 거듭 지적이 들어와 상당히 황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책을 입안한 당국부터가 현실 변화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고, 혁신에 대한 밑그림이 없는데 누가 누굴 평가하느냐"면서도 "대학들은 앞으로도 돈줄을 쥔 교육부에 겉으로는 순응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정부 스스로 지난 정책 실패들을 곱씹어 대학 교육 전체를 고민하는 자세로 바뀌기를 바랄 뿐"이라고 토로했다.

한국대학신문  cbiz04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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