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의 D대학은 정부의 대학 특성화 정책에 따라 불문과·독문과·물리학과 신입생을 뽑지 못했다. C대학도 취업이 상대적으로 안되는 한문교육과와 사회학과를 폐과했고 S대는 예술계 대학의 입학 인원을 축소 조정했다.
정부의 특성화사업에 희생양이 됐던 '취업 안되는 대학 학과'의 구조조정이 또다시 불가피하게 됐다.
정부가 산업수요를 기반으로 대학 체질을 개선키로 했기 때문이다. 전공별 중장기 인력수급을 전망하고 이를 기초로 대학정원조정, 학과개편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산업 현장에 필요 인력을 공급하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인문 관련 학과의 폐지로 인문학 붕괴의 우려도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는 27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청년의 고용절벽문제가 상당히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청년고용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인력수급 미스매치를 해결하려는데 정책의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우선 대학구조개편에 실제로 활용할 수 있게 전공별로 인력수급 인원이 제시된다. 이를 위해 현재 인문사회·예체능·공학 등 6대 전공 계열별로 하던 인력수급 전망을 오는 10월까지 학과와 전공 35개 중분류 이하로 세분화된다.
정부는 "그동안 대분류로 학사일정을 구성함에 따라 정원조정에 별 도움이 안됐다는 교육계의 지적이 있었다"며 "현재 직업군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역추적하는 방식 등을 통해 인력요구치를 전망하겠다"고 말했다.
이때 구체적 전망을 내놓기 위해 교육·산업·미래전문가들이 참여해 전문가 풀을 구성할 계획이다.
또한 기재부 1차관을 주재로 '민관합동 미래인재육성협의체'를 구성해 인력수급전망 개편 및 활용도 제고방안 등을 협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IME) 사업이란 이름으로 대학구조 개편이 추진된다.
정부는 학사구조개편과 정원조정을 선도하는 대학에는 최대 3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정 차관보는 "2018년부터는 고교졸업생보다 대학정원을 초과하는 등 전공여부를 떠나 대학 정원이 지나치게 많다"며 "현장도 수요와 미스매치돼 고용시 재교육을 하거나 경력직을 채용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초과학에 대한 인력양성도 필요하지만 청년고용의 노동력 상실 측면에서 정책적 조정노력이 반드시 같이 돼야 한다"며 "타율적인 정원 줄이기라기 보다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학의 선택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도대학(PRIME) 사업은 공청회 등 의견수렴을 거쳐 12월 확정된다.
'일학습병행' 사업도 개편된다. 기존에는 재직자 위주로 운영됐지만 앞으로는 재학생 참여도 가능해진다.
즉, 고등학교의 경우 학교와 현장을 오가며 배우는 스위스식 산학일체형 도제학교가 현재 9개에서 2017년에는 전국 203개 공업계 특성화고로 확대된다.
대학의 IPP형(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일학습병행제 학교는 올해 13개에서 내후년에는 4년제 대학의 30% 수준까지 늘어난다.
정부는 오는 9월까지 일학습 병행제 참여기업 확대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청년층의 중소기업 취업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도 강구된다. 주거·육아 등 근로여건을 실질적으로 개선함으로서 청년근로자를 유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중기 재직자에 대한 주택특별공급 대상이 '복수기업 근무경력 합산 5년'에서 '단일기업 재직연수 3년' 근로자로 확대된다.
또한 중기 밀집지역내 공동 직장어린이집을 현재 52개에서 100개로 확대해 청년 맞벌이 부부들의 편의를 도모할 계획이다.
아울러 산업기능요원 지정업체를 중견기업까지 확대하는 한편, 배정인원은 연 4500명에서 9000명으로 두배 늘릴 예정이다.
특히 기재부는 오는 12월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성과보상기금(내일채움공제)'을 만기에 찾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감면하고 기업에는 중기청 사업 참여시 가점을 부여키로 했다.
'내일채움공제'는 중소기업의 장기재직을 유도하기 위해 근로자와 기업이 공동으로 적립금을 적립하고 5년이상 재직후 찾는 기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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