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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선 '위기의 경비원'을 구하라"

"택배 업무부터 쓰레기 정리, 순찰까지 하다 보면 몸이 열 개라도 쉴 틈이 없어요."

지난 2일 충북 흥덕구 소재 K아파트에서 만난 경비원 A씨(56)는 "전체 단지에 경비원 4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종일 서로 얼굴을 마주치고 인사를 건넬 짬도 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올해부터 단속 · 감시직 근로자들도 최저임금을 100% 보장받도록 바뀌었지만 근무여건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A씨는 "시급이 조금 오르긴 했지만 하는 일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것 같다"며 "근무시간 외 식사·휴식 때도 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비원이 최저임금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면서 많은 아파트가 경비원 해고 대신 무급 휴식시간을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경비원들의 휴식 시간과 공간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아 허울뿐인 휴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시간 맞교대로 근무하는 경비원들에게도 휴식시간은 정해져 있다.

대부분 점심과 저녁 식사 각각 1시간과 자정부터 오전 4시까지를 포함해 총 6시간이다.

그러나 휴식 공간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아 초소에 앉아서 휴식을 취해야 하기 때문에 쉬어도 쉬는게 아니다.

문제는 경비원들이 휴식시간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사실 조차 모르는 아파트 입주민들이 대다수라는 점이다.

같은 아파트 경비원 B씨(60)는 "휴게시간에도 자리를 비울 수 없어 사실상 근무를 하는데 휴게시간이라고 해서 특별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역의 55살 이상 단속・감시직 종사자 800여 명 가운데 95% 이상이 비정규직이고, 10명 중 4명은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있다.

경비원 C씨(54)는 "1년 단위 계약이라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을까 매년 불안하다"고 말했다.

일부 아파트 주민들의 '갑질' 횡포는 경비원들을 더욱 우울하게 만든다.

경비원 D씨(55)는 "누워서 자면 주민들이 또 경비 잔다고 뭐라고 해서 의자에 기대 잠깐 눈 붙이는 정도"라고 고충을 전했다.

그는 "월급이 좀 늘어났지만 그보다 더 절실한 것은 주민들이 좀 더 경비원들을 따뜻하게 대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임금 뿐 아니라 휴게 시간과 계약 조건 등의 노동 여건이 개선될 필요성이 높다고 설명하고 있다.

▲ 충북경영자총협회가 고용노동부와 청주시의 예산을 지원 받아 수행하고 있는 '경비직 근로자 우선지원 사업' 인식개선 전단지.

이에 충북 지역에서도 경비근로자들에 대한 고용 유지 등을 위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충북경영자총협회는 고용노동부와 청주시의 예산을 지원 받아 '경비직 근로자 우선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충북경총은 이번 사업을 통해 청주시의 임대아파트 경비직 근로자 고용 안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고용유지를 위한 인건비 지원과 근무 환경 개선, 노무관리 컨설팅, 지역사회 인식 개선 사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충북경총은 지난 7월 경비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지역인식 개선 사업에 참여한 아파트 입주민의 인식 개선에 대해 살펴봤다.

그 결과 인식개선 효과가 있었다고 답변한 비중은 65.8%로, 그렇지 않다고 답한 비7.5%에 비해 훨씬 많아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설문조사에 응한 경비직 근로자들은 "아파트 주민들이 쓰레기 분리수거, 음식물 처리 등을 스스로 세심하게 처리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다.

또한 "올해 경비직 근로자 우선지원 사업이 끝나더라도 경비직 근로자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8월에는 청주시 지원으로 청주 전역의 아파트와 위탁관리업체 등 총 496개 아파트 단지와 게시판에 인식개선 홍보물을 배포하며 아파트 입주민들의 인식개선 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충북경총 관계자는 "아파트 경비원의 임금문제가 다소 개선됐으나 아직까지 근무환경은 그대로"라며 "실질적인 경비원들의 근무현황을 파악해 이를 개선하는데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은진  seven24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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