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도 KTX 노선을 놓고 '이웃사촌' 충북과 대전·충남 사이에 금이 가고 있다.
행정수도 사수와 수도권 규제완화 등에서 한목소리를 내왔던 충청권이 이번 KTX 노선 논란 때문에 돌아앉은 상황이어서 국토교통부(국토부) 등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서울 용산~광주 구간 일부 KTX의 서대전역 경유를 골자로 한 코레일의 '호남고속철도 전용선 운행계획 변경안'이 국토부에 제출된 사실이 이달 들어 알려지면서 호남과 충북의 반발이 시작됐다.
고속철도 경부선과 호남선은 청주 오송역에서 대구·부산 방면과 광주 방면으로 분기하게 돼 있지만 코레일은 호남선 KTX 일부를 서대전역으로 우회 운행할 방침이다.
오송~공주~익산을 지나는 호남선(전용선)은 서울 용산에서 광주까지 101분(303㎞)이면 도착할 수 있다. 그러나 서대전역을 경유하면 오송~서대전~익산 구간은 기존 철도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광주까지 47분이나 더 걸린다.
충북은 KTX 오송 분기역의 기능과 위상이 떨어질 것이라 우려하고 있고, 호남고속철도 개통으로 서울~광주 100분대 진입을 기대했던 호남 지역에서는 40분 이상 더 소요되는 서대전적 우회 노선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호남 지역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서대전역 경유는 고속철 건설 취지에 어긋나고, 무엇보다 광주와 전남북 주민이 원치 않고 있다"면서 서승환 국토부 장관에게 "호남고속철을 호남'저속철'로 만들려는 최연혜 철도공사 사장을 해임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충북도와 청주시도 지난 22일 잇따라 채택한 건의문을 통해 "오송역 본연의 기능과 역할이 변질해서는 안 된다"면서 "호남고속철도 문제는 상식과 원칙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주시의회도 지난 26일 "서대전역 경유 발상은 국내 유일의 고속철도 분기역인 오송역의 위상을 약화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국가철도망 X축 실현을 통해 균형발전을 실현하자는 정책 목표와도 배치되는 것"이라면서 "코레일과 국토부는 호남고속철도 서대전역 경유에 관한 논의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호남은 2000년을 전후해 10여년 동안 펼쳐졌던 충북의 오송 분기역 유치운동을 적극 지원했던 지역이다. 이번 서대전역 경유 논란에서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어서 의미가 새롭다.
오송역은 고속철도 경부선과 호남선이 갈라지는 분기역(分岐驛)이다.
오송역에서 호남선과 경부선으로 각각 나뉘어야 할 KTX가 대전과 서대전으로 우회하면 오송역의 분기역 기능이 약화하고 이용객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게 충북의 우려다. 앞으로 분기 기능이 대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대전과 충남 정치권은 서대전역 경유 노선 확정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대전시의회와 대전서구의회 등 지방의회는 '호남고속철도 서대전역 경유 촉구 건의안'을 채택해 정부에 보냈다.
특히 "호남권과 충북 지자체들은 호남고속철도 서대전역 경유와 관련한 지역 간 갈등과 분열 조장을 중단하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대전·충남과 호남·충북의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충남 출신인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무총리에 내정되면서 그가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관심이 쏠린다.
코레일 사정에 밝은 한 정치권 인사는 "호남고속철도 운행 계획 변경안을 제출한 코레일은 이미 국토교통부와 (변경을)사전 협의했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아직은 총리 후보지만 국토부가 이 내정자의 뜻도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토부는 이르면 이달 중 이용객의 편의성, 안전성, 수요(수익성) 등을 반영한 호남고속철도 운영계획을 확정한 뒤 오는 4월 개통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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