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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활자 구텐베르크 영향" … 직지 컨퍼런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1377년)보다 70년 가량 늦은 독일 구텐베르크(1398~1468) '42행 성서(聖書·B42)'(1455년)는 한국의 금속활자의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청주시가 주최하고 (사)세계직지문화협회(회장 나기정) 주관으로 13일 청주고인쇄박물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흥덕사지 발굴 30주년 기념 직지 국제콘퍼런스'에서 드로뇽 교수(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고등장식미술학교 예술사학)는 이같이 밝혔다.

드로뇽 교수는 '이중의 '인쇄술적 사건'-서양의 초기 활판인쇄기술을 중심으로'란 주제 발표에서 "구텐베르크보다 훨씬 이전에 활판인쇄의 신기원을 인물은 한국인들이었다"며 "이는 서기 1234년이며, 청주 근처의 흥덕사에 금속활자로 만든 가장 오래된 유물이 보존되어 있다"고 말했다.

드로뇽 교수는 "한국은 금속활자를 만들기까지 목판활자, 목활자, 금속활자를 만드는 과정에서 최소한 20년의 시간이 걸렸는데,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발명품인 금속활자를 구텐베르크가 10년만에 독창적으로 만들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구텐베르크의 활자 주조법은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 활자주조법, 즉 금속주형 주조법과 다르다"며 "금속주형 주조법이 아니라 설형문자적 인쇄술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드로뇽 교수는 "연구결과 구텐베르크가 사용했던 활자 주조법은 주형물이 금속 조각위에 새겨지지 않고, 모래와 같은 부드러운 연성 물질위에 새겨졌을 것으로 추론, 기존의 금속 주조법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이날 드로뇽 교수의 발제에 대해 지정토론에 나선 신종락 성균관대 정보관리연구도 선임연구위원은 "구텐베르크보다 더 먼저 금속활자 기술을 발명한 것으로 알려진 네덜란드 코스터가 모래와 관련된 활자 주조방식을 사용한 것을 볼때 동시대 이미 한국에서는 이러한 방식들이 사용됐다"며 "따라서 구텐베르크가 직간접적으로 주물사 주조방식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15세기 초에 금속활자를 사용하던 나라가 거의 한국과 중국뿐 이었기 때문에 주물사 주조방식을 사용하는 한국 활자가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해볼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드로뇽 교수의 연구에 따라 42행 성서를 인쇄한 활자가 구텐베르크가 독창적으로 만든 활자가 아닐 것"이라며 "한국의 활자가 구텐베르크의 활자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제컨퍼런스에서는 ▲흥덕사지 발굴의 역사적 가치(박상일 청주대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의 간행과 그 가치(정제규 문화재청 전문위원) ▲문명교류 측면에서 바라본 활자로드의 가능성(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 교수) ▲일본 고활자판이 조선 활자로부터 받은 영향과 독자성(코아키모토 단 호세이대 법정학 교수)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복원을 위한 직지 활자의 주조법 연구(조형진 강남대 문헌정보학 교수)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직지-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본,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도미니크 바르조 파리 소르본느대 현대경제역사학 교수) ▲세계 속의 한국 금속활자 인쇄술(남윤성 전 청주MBC 편성국장)에 대한 발제 및 토론이 이어졌다.

박상연  syp20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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