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충북 자치단체를 겨냥한 사정의 칼날이 매섭다. 연일 압수수색과 소환 조사 등 수사가 속전속결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가 속도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자 뒤숭숭한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검찰 수사 '불똥'
1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청주지검은 최근 이승훈 청주시장의 선거캠프 불법 정치자금 의혹과 도내 A대학교 건축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승훈 청주시장과 선거기획사 사이에 거액의 뭉칫돈이 오간 정황이 확인됐고, 애초 '선거캠프 관계자-선거기획사' 사이의 금전 거래를 캐던 검찰도 수사 방향을 금선회하는 분위기다.
도내 A대학의 기숙사 등 대학 건물 건축비리 수사도 시작했을 때와 달리 건축 인허가 과정의 특혜 등의 수사에서 불똥이 충북도로 튀고 있다. A대학이 낸 행정심판 결정이 문제다.
A대학은 기숙사 건물 신·증축과정에서 농지전용 등 농지법 위반 의혹이 불거져 괴산군으로부터 형사고발과 함께 건축물 철거·원상복구 명령을 받았다.
이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A대학은 지난해 11월 10일 충북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같은 해 12월 15일 인용 결정이 났다.
충북도는 대법원 판례 등을 근거로 당시 문제의 토지가 지목(地目)상으로는 농지로 분류돼 있지만, 암반이 드러나 실제 현황은 농지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청구를 받아들였다.
또 행정처분으로 발생하는 건물철거비용 등 사익 침해범위가 공익을 넘어선다는 점도 살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이러한 전반적인 과정에서 비리정황을 포착하고 급기야 지난 15일에는 참고인으로 조사했던 충북도 법무담당통계관을 긴급 체포하는 등 수사 대상을 넓히고 한층 더 속도를 내고 있다.
◇ 데드라인(?) 정한 검찰 수사 속전속결
검찰이 이렇게 고강도 압박수사에 속도까지 더하는 것은 내부적으로 사건 마무리를 12월 전까지로 정했기 때문이다.
12월 정도에 있을 검찰 인사로 검찰 총수는 물론 후속 인사에 따라 지휘부 등이 대거 물갈이 될 것으로 보고 그 전까지 사건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각 부에서 맡고 있는 기존의 사건도 빠른 시간 안에 마무리하고 새로운 것도 큰 꺼리(?)가 아닌 사건은 시작조차 하지 않는 분위기가 검찰 내부적으로 감지되고 있다.
이것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이 확실하게 범죄 혐의가 드러나지 않는 한 통상적으로 내사를 거친 뒤 어느 정도 혐의가 확인됐을 때 수사로 전환하는데, 이승훈 시장의 선거캠프 불법 정치자금 의혹은 내사도 거치지 않고 바로 수사를 진행했다.
연일 이뤄지는 압수수색과 영장집행만 봐도 검찰이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사건을 마무리 하려는 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검찰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법조계 인사는 "곧 다가올 인사 때문에 가지고 있는 사건 마무리에도 바쁠 것"이라며 "새로 시작한 사건이라면 빠른 시간 안에 처리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과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 속도전 검찰 수사 부실 우려 '솔솔솔~'
최근 연일 이어지는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등 속도전과 함께 마치 땅을 마구 헤집어 놓는 것과 같은 검찰 수사에 지역사회는 술렁이고 있다.
생중계를 하듯 다뤄지는 언론보도를 접한 지역사회는 검찰 수사에서 어떠한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각종 추측을 내놓거나 목소리를 높이며 뒤숭숭한 분위기다.
시민사회단체는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고, 충북의 여야는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으며 티격태격 공방이다.
압수수색을 당한 행정기관의 공무원이나 소환조사를 받은 이의 주변 인물들은 여러 가능성을 내놓고 설왕설래 하는 등 벌집을 쑤셔 놓은 듯 지역사회가 시끌시끌하다.
이런 분위기와 함께 일각에서는 내부적으로 공소시효(?)를 정해 놓고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검찰의 모습을 보고 수사의 내용 부실과 함께 혐의 입증이 가능할지 의구심까지 내놓고 있다.
한 법조계 인사는 "최근 검찰 수사를 보면 너무 영장을 남발하고 있다"면서 "수사를 위해 필요한 것이겠지만, 이렇게 남발하는 영장만 봐도 수사에 얼마나 속도를 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검찰의 부실수사를 우려했다.
검찰이 수사를 통해 어떠한 결론을 내놓고 관련자들에 대한 기소가 이뤄져 법정까지 간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가 무죄 또는 구형량보다 적게 나오는 등 신통치 않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검찰은 두 달이라는 데드라인(?)를 정하고 벌인 수사의 부실함에서 벗서 날 수 없음은 물론 그것에 대한 비난도 자초하게 된다.
엄기찬 dotor01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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