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길었던 터널을 빠져나온 기분이다."
1념 넘게 '선거법 족쇄'에 발목이 잡혔던 김병우 충북교육감이 마지막 재판이나 다름 없는 파기환송심 선고에서 당선유지형을 선고받고 내놓은 첫 마디다.
'법의 저울'이 김병우 충북교육감에게로 기울며 그가 마지막 큰 산을 넘고 무리 없이 충북교육을 이끌게 돼 그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전고법 제7형사부(부장판사 유상재)는 2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병우 충북교육감의 파기 환송심에서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지난달 10일 김 교육감의 두 개의 불법 선거운동 혐의 상고심에서 항소심이 일부를 무죄로 인정한 공소 내용을 모두 유죄로 인정, 벌금 7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 교육감은 지난해 2월 출입이 제한된 관공서를 찾아 지지를 호소한 하고(호별방문 위반) 설 무렵 도민 37만8천여 명에게 지지를 당부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낸 혐의(사전선거운동)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70만원이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도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일부 호별방문 행위가 무죄인 점, 문자메시지 전송이 특별히 선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들어 최하한 형인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지난달 10일 대법원은 항소심 재판부가 무죄로 인정한 김 교육감의 공소 내용을 모두 유죄로 보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날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법정에서 “피고인의 혐의는 모두 유죄로 인정되지만, 위법행위가 선거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판시하고 항소심에서 선고한 벌금 70만원에 20만원이 더해진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김 교육감이 ‘벌금 90만원’으로 직을 유지하게 되면서 도교육청 직월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크게 만기는 분위기다.
도교육청의 한 직원은 “한동안 그일(김병우 교육감 재판) 로 교육청이 뒤숭숭했는데, 이런 분위기가 바로잡히고 모든 것을 시원하게 털어버리고 충북교육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동안 김 교육은 두 건의 재판(사전선거운동 2개, 기부행위, 호별방문)으로 지난해 6·4 지방선거에 당선된 이후 이날 파기환송심 선고까지 25차례나 법정에 서며 아슬아슬 교육감직을 수행했다.
아직 검찰의 ‘재상고’가 남아 있긴하지만, 사실상 무의미한 것으로 법조계 안팎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다른 사건만 봐도 파기환송심에서 검찰이 다시 상고한 사례도 드물 뿐 아니라 대법원 심리가 법률심이기 때문에 형량을 더하거나 빼는 것은 가능성이 희박하다.
선거법 위반이라는 ‘족쇄’를 풀고 충북교육의 수장으로 다시 걸음을 뗄 김 교육감의 행보가 어떨지 지켜볼 일이다.
김 교육감은 파기환송심 선고가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나 “어둡고 길었던 터널을 빠져나와 햇살을 마주한 기분”이라며 “도민과 교육가족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앞으로 충북교육 수장으로서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데 노력할 것”라고 그동안의 소회를 전했다.
또 이날 열린 직원월례조회에서는 “충북교육청 빛깔에 맞는 사업계획을 세우자”며 당부한 뒤 “내년 주요 업무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만드는 과정은 모두 씨앗을 뿌리는 일이나 다름없다”며 파기환송심 재판에 앞서 의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엄기찬 dotor01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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