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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째 행남자기 결국 매각..도자기 한계산업?

국내 도자기산업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자금난과 실적 악화를 겪어온 행남자기는 새 주인을 맞게 됐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한국도자기는 올해 공장가동을 일시 중단했고, 젠한국의 실적도 주춤하다.

이 보도에 따르면 국내 도자기시장은 해외산에 잠식당했고 인터넷 거래가 보편화됐지만 여전히 후진적인 유통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이들의 자랑이었던 높은 수준의 품질 경영이 저가 제품과 다양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취향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 행남자기, 누적된 실적악화 … 신사업·자금조달 실패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행남자기는 지난 12일 김유석 행남자기 대표와 오너 일가가 지분 36.89%를 미디어업체인 더 미디어와 진광호씨에게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약 200억원이다.

김형주 행남자기 부사장은 아널 오전 행남자기 직원들에게 "지분 인수 측에서 어떤 일을 할 지 현재로서는 예상하기 어렵다"며 "도자기 사업은 공장과 계열사가 있는 만큼 이어나갈 예정이다"라고 매각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매각 이유는 자금 확보 차원이라고 보면 된다"며 "직원 입장에서는 현재와 달라진 게 없다"고 강조했다.

행남자기는 1942년 설립된 행남사가 전신이다.

한국도자기와 함께 도자기산업을 이끌어왔다. 도자기 시장 점유율은 25%에 달하며 3대째 경영 세습이 이뤄졌다.

3세인 김용주 대표이사가 2012년부터 김유석 대표와 회사를 이끌어왔다.

업계에서는 행남자기의 지분 매각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실적 악화를 벗어나지 못하는데다 신사업 진출과 자금 조달에 번번이 실패했다.

행남자기는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43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최근 2개년 매출액은 430억원에서 묶여 있다. 지난해 8월 태양전지와 로봇청소기 신사업을 추진계획을 밝혔다가 접었다.

같은 달 48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패할 만큼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지난해 5월부터 모색한 의료기와 화장품 사업 계획도 8월 무산됐다. 자회사는 5곳에서 3곳으로 줄어들었다.

매각한 회사는 도자기 원료를 정제하고 가공하는 행남광물정제와 제품 판매를 목적으로 설립된 행남자기유통이다.

◇ 가품에 속수무책 … 도매총판 거친 유통 한계

한국도자기는 7월 한 달간 충북 청주에 위치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는 1943년 공장을 설립한 지 72년 만에 처음이다. 공장 가동 중단은 도자기를 생산하는 가마 불을 끈다는 의미이다.

한국도자기 관계자는 "비수기인 여름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한 내수 침체를 고려했고 노후화된 설비를 정비했다"고 말했다.

도자기업체가 여름에 가마 내 온도를 낮추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도자기의 공장 가동 중단은 누적된 실적 악화 때문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국도자기 영업손실은 2013년 35억원에서 지난해 75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3배 넘게 뛴 105억원으로 급증했다.

한국도자기, 행남자기에 비해 그나마 사정이 나은 젠한국도 올해 실적이 4년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회사(6월 결산법인)의 국내 매출액은 2011년 153억원에서 2012~2013년 연 평균 170억원 대를 유지하다가 2014년 250억원으로 뛰었다.

올해는 약 8% 감소한 230억원에 머물렀다. 2011년 9억원에서 지난해 45억원으로 뛴 영업이익도 올해는 35억원으로 22% 가량 감소했다. 적자를 낸 직영점 1곳과 백화점 내 2개 매장도 문을 닫았다.

이같은 상황은 도자기업계의 구조조적은 문제와 맞닿아있다.

이들 3사의 주력 시장인 고가 도자기 시장은 이미 외국산에 자리를 내눴다. 영국, 미국, 일본 등 유명 브랜드의 국내 입지가 탄탄하다.

전문가도 구분이 힘든 중국산, 동남아산 가품이 활개를 치고 있지만 업계는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국내 영세업체의 제품도 크게 늘면서 이들 3사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고 있다.

후진적인 유통 체계도 업계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도자기업체는 높은 품질로 경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저렴한 가격을 중시하는 소비자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

행남자기가 자사 쇼핑몰에서 추천한 홈세트(4인용) 5종의 가격은 18만원에서 40만원에 이른다.

그릇, 찻잔 등을 집 안에 전시하려는 소비층이 줄어들고 소비 여력이 낮은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최근 소비트랜드를 따라가기 쉽지 않은 가격대이다.

한국도자기 다른 관계자는 "과거에는 중국산, 동남아산 저가 도자기를 보면 품질 면에서 확연하게 티가 났다"며 "현재 품질 격차가 좁혀졌고 일부 회사가 우리의 디자인을 도용했지만 법적 조치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디자인의 흥행 주기는 길어야 1년 밖에 안 되는 데 무단 도용을 처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몇 년"이라며 "10년 전부터 국내와 인도에서 디자인 줄 하나 다르지 않은 제품이 유통돼 공정거래위원회를 찾아가 자문까지 구했지만 해법을 못 찾았다"고 하소연했다.

게다가 현재 유통구조에서는 도자기 업체가 가격을 마음대로 결정하기 어렵다.

유통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업체는 도매총판에 의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도매총판에 가격 결정권을 넘겨줬다.

행남자기의 경우 국내 제품 가운데 총판을 거치는 비중이 80% 이상이다. 일부 중간 유통업자는 오픈마켓과 같은 온라인 상에서 매장 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 내에서도 '젊은 소비층을 만족시키는 디자인이 아니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행남자기 관계자는 "개인과 기업을 상대로 직접 거래하는 유통 방식으로 변화해야하는 게 맞다"며 "온라인 상에 일부 업체의 제품 원가까지 공개된 상황에서 대리점은 예전과 같은 영업이 힘들다"고 말했다.

충청비즈  thecm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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