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전문프렌차이즈 업체(외식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돼 징역 12년을 구형받은 임각수 괴산군수의 선고공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군비로 부인 밭에 석축을 쌓은 혐의(업무상배임 등)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형(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받고 항소심이 진행되는 상황이라 그에게 어떤 선고가 내려질지 관심이다.
◇ '林의 운명 30일 오후 2시'
29일 법원 등에 따르면 외식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수수 등)로 기소된 임각수 괴산군수의 선고공판이 30일 오후 2시 청주지법 621호 법정에서 진행된다.
이날 재판에서는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외식업체로부터 로비자금을 받아 국세청 공무원에게 전달한 혐의(제3자뇌물취득 등)로 징역 5년을 구형받은 김호복 전 충주시장의 선고도 있을 예정이다.
또 임 군수 등에게 거액을 건네고 200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특가법상 횡령 등)로 징역 5년을 구형받은 외식업체 J사 대표 김모(46)씨 등의 선고도 이뤄진다.
앞서 청주지검은 "선출직 공무원으로 관내 기업체로부터 1억원을 수수해 사안이 중대하고 이를 전혀 모르는 것처럼 부인하고 있어 중형이 불가피하다"며 임 군수에게 징역 12년과 함께 벌금 2억원, 추징금 1억원을 구형했다.
임 군수는 J사의 충북 괴산군 식품외식산업단지·힐링파크 조성사업 등 인허가의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지난해 3월 12일 괴산의 한 식당에서 1억원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정치자금법 위반)로 지난 6월 구속기소 됐다.
그는 또 2009년 12월 이 업체에 편의 제공 명목으로 무직인 아들을 채용하도록 한 혐의(뇌물수수)도 받고 있다.
◇ '날 세운 檢 그 끝'
![]() |
| 검찰 이미지./뉴시스 |
임 군수는 이미 '석축비리'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군수직 상실 위기에 몰렸고 이번에는 '뇌물비리' 의혹으로 법정에 또 서게 됐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충북의 한 대학 '건축비리'에도 연루된 의혹을 사면서 사법기관의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 터라 '사면초가' 상태다. '전국 최초 무소속 3선 신화'가 무너질 판이다.
지난 16일에는 선고공판 날짜가 확정된 상태에서 '원포인트'로 공판이 재개돼 임 군수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증거가 제출된 것은 물론 증언까지 나와 썩 좋은 재판을 기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원포인트'로 재개된 공판에서 검찰은 임 군수와의 만찬 일정 등이 기록된 J사 전 실장 김모(41)씨의 2013~2014년 개인 업무수첩을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수첩에는 김씨가 기록한 일정·업무 내용이 담겼으며 지난해 2월 19일 임 군수 측에 연락한 내용, 같은 해 3월 4일 첫 번째 저녁식사 일정 등의 내용이 기재됐다. 일정을 연기한 내용도 담겨 있다.
뇌물수수 혐의 입증의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는 임 군수나 괴산군청 비서실 직원 등 공무원과의 미팅 일정·협찬·업무 관련 협의 일정 등도 기록돼 있다.
그러나 정작 1억원을 건넸다는 지난해 3월 12일의 기록에는 임 군수와 관련된 내용이 없어 이것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J사 전 실장은 "수첩을 부인의 차에 보관해 왔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런 진술을 바탕으로 "사건의 핵심을 감추기 위해 별도로 보관했다가 변론이 종결된 뒤에야 본인에게 유리한 정황을 밝히기 위해 제출한 것 아니냐"고 추궁하며 임 군수를 압박하기도 했다.
◇ '탐관오리 누명 벗겨 달라'
![]() |
검찰은 임 군수에게 뇌물을 전달하기 위해 1억원을 마련한 대출내역과 만찬 일정, 이후 J사의 사업과 관련해 수차례 미팅을 가진 일정이 기록된 업무수첩 등 증거를 제출했다. 하지만 대부분 정황 증거일뿐 명확하고 '똑' 떨어지는 증거는 없다.
다시말하면 임 군수가 1억원의 뇌물을 받아 이를 선거자금 등으로 썼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는 것이다. 임 군수의 변호인은 이를 토대로 검찰에 맞섰고 그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임 군수의 변호인은 2시간에 가까운 최후변론을 진행하면서 검찰의 공소내용을 조목조목 따졌고 혐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특히 J사 대표와 직원들의 허위제보·거짓진술 등 임 군수에게 뇌물이 전달되지 않았거나 실제 홍삼제품만 선물했을 가능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를 기대했다.
임 군수는 최후진술에서 "지인들과 괴산군민에게 실망과 고통을 드려 너무나 괴롭고 부끄럽다"며 "제가 이 자리에서 거짓을 고한다면 하느님이 저에게 벼락을 내리셔도 달게 받겠다"고 말하며 자신의 무죄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자식 잘되라고 J사 회장에게 전화를 한 것은 정말 아비로서 부끄러운 행동이었고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며 "그러나 돈을 받은 적은 없는데 이것을 증명하기가 너무 어려우니 재판장님께서 통찰하시어 '탐관오리 누명'을 벗겨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 '시체 없는 살인사건?'
![]() |
지역 법조계 안팎에서는 임 군수의 외식업체 '뇌물비리' 의혹 사건을 '시체 없는 살인사건'에 비유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검찰이 제기한 혐의를 입증할 명확한 물증이 없고 정황 증거와 증언이 대부분이라 재판 과정에서도 검찰과 임 군수 변호인의 법정공방은 치열했다.
상당수의 '정치자금법 위반'과 같은 뇌물비리 사건은 증언을 토대로 재판이 진행될 때가 많아 그것이 오랜 기간 진행되고 재판부의 판단도 다른 사건과 달리 신중하다. 판단의 핵심이 증언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도 J사 대표와 직원들이 임 군수에게 돈을 건넨 배경과 계획, 전달과정 등의 법정 진술이 중심이다.
하지만 임 군수에게 전달했다는 '1억원 홍삼박스'의 실체를 봤다는 사람은 J사의 전 상무(52)뿐이다. J사 대표나 운전기사 등은 홍삼박스와 그 내용물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명확한 물증 없이 진행되는 사건은 뇌물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증뢰자의 진술'이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가 유무죄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2002년 대법원은 '증뢰자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증뢰자의 진술이 증거능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당시 대법원은 '신빙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진술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 등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됨, 그 진술로 얻게되는 이해관계 유무는 물론 특히 그에게 어떤 범죄의 혐의가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며 증뢰자 진술의 증거능력을 강조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전국 최초 무소속 3선'에 오르며 신화를 쓰다가 사정의 칼날을 정면으로 맞고 법정에 다시 선 임 군수에게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초미의 관심사다.
한편 공직선거법상 단체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로 처리된다.
또 지방공무원법은 공무원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확정되면 당연 퇴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직위을 잃을 수 있다.
한편 임 군수 등의 선고공판은 애초 26일로 예정됐으나 그의 변호인이 추가 증거자료를 제출함에 따라 재판부가 이를 검토하기 위해 직권으로 나흘 뒤이 30일로 기일을 변경했다.
엄기찬 dotor0110@hanmail.net
<저작권자 © 충청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첨단기술 9종' 공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