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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이 뽑은 올 사자성어는 '혼용무도'
▲ '교수신문'은 2015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昏庸無道(혼용무도)'를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교수신문 보도 이미지 캡처.

2015년 대한민국의 한 해를 함축해서 표현한 사자성어로 '나라가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 마냥 온통 어지럽다'는 뜻의 '혼용무도(昏庸無道)'가 꼽혔다.

'교수신문'은 2015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昏庸無道(혼용무도)'를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혼용'은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과 '용군'이 합쳐져 이뤄진 말로, 각박해진 사회 분위기의 책임을 군주 또는 지도자에게 묻는 말이다.

'혼용'은 고사에서 흔히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은 임금을 지칭하는 '昏君(혼군)'과 '庸君(용군)'을, 무도는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음을 묘사한 '論語(논어) 천하무도(天下無道)'에서 유래했다.

이를 추천한 이승환 고려대 교수(철학)는 "한자문화권에서 일상적으로 많이 쓰는 성어"라며 "연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온 나라의 민심이 흉흉했으나 정부는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무능함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중반에는 여당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의 사퇴압력으로 삼권분립과 의회주의 원칙이 크게 훼손됐고, 후반기 들어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국력의 낭비가 초래됐다"고 정치지도자의 무능력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혼용무도 외에 후보에 올랐던 사자성어는 ▲사시이비(似是而非) 14.3% ▲갈택이어(竭澤而漁) 13.6% ▲위여누란(危如累卵) 6.5% ▲각주구검(刻舟求劍) 6.4%로, 모두 위태롭고 혼란스러운 2015년 대한민국을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성어다.

'사시이비'는 겉보기에는 맞는 것 같지만, 실지는 그렇지 않다는 뜻으로 공정·객관 등으로 묘사된 정부의 각종 정책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음을 신랄하게 비판한 말이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석길암 금강대 교수(불교학)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비롯한 최근 정부 정책을 보면 국민을 위한다고 말하거나 공정하고 객관적이라고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근거를 왜곡하거나 없는 사실조차 날조해 정당성을 홍보한 것이 대부분"이라며 "그러나 이 같은 시도에도 국민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갈택이어'는 못의 물을 모두 퍼내 물고기를 잡는다는 뜻이다. 목전의 이익만을 추구해 미래의 생산적 기회를 상실한 모습을 일컫는 말이다.

'위여누란'은 달걀을 쌓은 것 같이 위태로운 형태라는 말로 매우 위험한 일이라는 뜻으로, '각주구검'은 판단력이 둔해 융통성이 없고 세상일에 어둡고 어리석다는 의미로 쓰인다.

후보로 선정된 사자성어 말고도 마른 나무에서 물을 짜내려 한다는 뜻으로 사회적 약자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를 꼬집은 '건목수생(乾木水生)'과 목이 마르고서야 우물을 판다는 뜻과 일을 당하고 나서야 황급히 서두른다는 풀이의 '임갈굴정(臨渴掘井)'도 후보로 추천됐다.

또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해 자유로운 역사연구를 제한한다며 이를 '분서갱유(焚書坑儒)'로 묘사하기도 했다.

이런 비판적인 시각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비롯해 한 해 동안 이어졌던 다양한 사건사고에 정부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데서 출발하고 있다고 '교수신문'은 전했다.

또 정치적으로는 십상시 파동과 성완종 리스트, 해외 자원비리, 사자방 등 거듭된 의혹을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으며 경제적으로는 TPP 등 국제적인 경제외교 흐름에 동참하지 못한 채 '뒷북외교'를 펼쳤고 노동법 개정이나 열정페이 논란 등에 적절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 것은 물론 자사고 폐지나 육아대란 등을 야기했다고 평가했다.

엄기찬  dotor01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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