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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 글래스의 대표적인 제품인 구글 글래스. |
무인자동차 경주대회 '다르파 그랜드 챌린지(The DARPA Grand Challenge)'와 재난 구조로봇 경연대회 '다르파 로봇틱스 챌린지(The Darpa Robotics Challenge)'.
미국 국방첨단과학연구계획국(DARPA·다르파)이 후원하는 이들 대회는 전 세계 첨단기술 연구자들이 주목하는 대회다.
다르파는 지난 2004년, 2005년과 2007년에는 네바다 사막, 도심 등을 무인 기술로 달리는 다르파 그랜드 챌린지를 개최해 로봇기술 발전을 이끌어낸 데 이어, 지난 2013년과 올해는 다르파 로봇틱스 챌린지를 통해 재난구조로봇이라는 새로운 신산업 분야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사실 다르파는 미국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으로, 인터넷에서 스텔스기에 이르기까지 첨단 신기술 개발에 기여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정부 산하기관이 앞장 서 신산업 분야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기술 개발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박근혜 정부 들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핵심과제로 '미래성장동력 실행계획'을 수립했다.
사물인터넷(IoT), 지능형 로봇, 착용형 기기(웨어러블 디바이스), 5G 이동통신, 스마트 자동차, 지능형 반도체 등 19개 산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선정, R&D 투자에 선택과 집중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미래창조과학부(미래성장동력 실행계획)와 산업통상자원부(산업엔진 프로젝트 발전계획)로 이원화됐던 신산업 육성 전략 채널을 통합하고, 양 부처간 협업을 통해 정책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정부 R&D사업이 미래부, 산업부 등 8개 부처가 출연한 13개 전문기관으로 뿔뿔이 흩어져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아예 계획을 하나로 묶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업계의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의 신산업 육성 전략이 지난 정부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노무현 참여정부는 미래 원천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 '차세대 성장동력사업'을 통해 이동통신, 바이오 신약, 미래형 자동차 등을 신산업 핵심연구과제로 선정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577 이니셔티브'를 통해 2006년 GDP 대비 3.23%인 총 R&D 투자비를 오는 2012년 GDP 대비 ‘5%’로 확대하고, IT 소프트웨어 강화, 반도체, 태양광, LCD 등 '7대 R&D 분야'를 중점 육성해 5년 뒤 과학기술 '7대 강국'으로 부상하자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정부가 신산업 분야를 먼저 정하고,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민간의 R&D 투자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장우석 연구위원은 "매 정권마다 '선택과 집중'은 빠지지 않고 나오는 레토릭(수사)"라며 "하지만 문제는 현 정권 들어 제시한 신산업 정책은 산업과 기술 육성보다는 창업에 방점이 찍다보니 연구자들도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 정권마다 내놓는 정책들이 크게 다르지 않고 같은 내용을 이름만 바꿔서 내놓는다고 해서 정부 R&D 환경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정부가 거액의 R&D 투자를 통해 확보한 기술 중 대부분이 시장에서 외면 받은 채 곳간에서 쌓여가고 있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까지 공공연구기관이 R&D 투자를 통해 확보한 기술은 총 19만 건에 달한다.
하지만 이 중 사업화된 것은 고작 18.9%(3만6000건). 아직까지 15만4000건 이상의 R&D결과물이 사업화되지 못한 채 잉여기술로 휴지조각이 될 위기에 처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R&D 투자보다 기술 개발 이후 사업화 과정에 원활하지 못하다고 분석한다.
지난 2013년 기준 정부 R&D 투자의 연구수행주체별 투자비중은 정부 출연연구소가 41.3%로 가장 많고, 이어 대학(23.5%), 중소기업(13.0%), 대기업(5.1%), 국공립연구소(4.8%) 순이다.
대개는 정부 R&D 투자를 통해 개발한 공공부문 보유기술을 중소기업에 이전한 뒤, 기업이 사업화에 필요한 추가기술개발을 직접 추진하도록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오히려 기술사업화의 실패 가능성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직접적인 추가기술개발에는 추가적인 시간, 자금, 인력이 투입되어 비용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시장 진입의 타이밍 실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에 부족한 기술경영·마케팅 전문인력을 통한 시장 조사 등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김용정 연구위원은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전반적으로는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 기술사업화 실패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기술적 완성도와 성공가능성 등을 먼저 수행한 뒤에 기술사업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R&D 투자 전략을 선회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경련 박 팀장도 "정부 R&D의 상당수가 누구에게나 친숙하고 잘 아는 분야에 방점을 둬서 산업계에서는 쓸모 없는 기술개발로 이어지기도 한다"며 "산업계의 요구와는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정부가 분야를 정하고 기업들의 참여를 받아 R&D 투자가 이뤄지는 방식"이라며 "공학, 기술 등 기업이 더 잘 아는 응용분야의 경우 산업계가 주도해 방향성을 정하고 정부가 여기에 지원책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새로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 장 연구위원도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선정하고 안 하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정부 R&D가 추진해야 할 방향은 이제 막 시장이 열리고 있는 산업이 아니라, 아직 시장이 형성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분야를 찾아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충청비즈 thecm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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