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외국여행을 떠나게 됐다고 생각해보자. 상상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설레는 것은 당연한 일일 터.
준비하는 과정과 짐을 꾸려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모든 것이 처음인지라 잔뜩 부푼 기대감은 벌써 외국에 있다.
한데 그런 설렘도 기대감도 잠시 꿨던 꿈처럼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면 얼마나 황당할까. 그것도 여행사기를 당해서. 그런 일이 실제 일어났다.
직장인 A(37·여)씨.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알뜰살뜰 돈을 모았다. 외국여행을 떠나기 위해서였다.
처음 떠나는 외국여행에 부모님도 함께 모시고 가기로 했다. 자신도 그렇지만 부모님도 외국여행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 효도도 할 겸 가족여행을 계획했다.
여행지는 홍콩으로 정했다. 그리고 이곳저곳을 알아보다가 한 여행사와 계약을 끝내고 여행경비 700만원를 지불했다.
멀리 계시는 부모님도 미리 모셔와 여행 떠날 채비를 단단히(?) 했다. 그리고 여행 출발 당일 A씨는 부모님과 함께 공항으로 향했다.
정말 황당한 일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공황에 도착해 출국 절차를 밟으려는데 항공권 예약이 안 돼 있었다. 몇 번을 다시 확인해도 돌아오는 답은 같았다.
어찌된 영문인지를 몰라 여행사에 수차례 전화해도 연락이 되지 않았고, A씨는 부모님과 함께 발길을 돌려야 했다. 첫 외국여행의 설렘과 기대감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 이후에도 여행사에 여러 차례 전화해 자초지종을 확인하려 했지만, 연락 자체가 되지 않았다.
화가 날대로 난 A씨는 결국 이런 내용을 경찰에 신고했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외국여행을 미끼로 사기행각을 벌인 50대 남성을 붙잡았다.
충북 청주상당경찰서는 25일 여행사를 운영하면서 외국여행 경비 수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B(53)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2월부터 청주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며 외국여행을 가겠다는 고객 25명에게 여행경비 2천8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다.
조사 결과 B씨는 푸켓이나 홍콩, 마카오 등지를 손쉽게 여행할 수 있도록 항공권과 숙박이 가능한 여행패키지를 내세워 이런 짓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사기로 가로챈 돈으로 자신의 채무를 갚는데 사용했다"고 전했다.
엄기찬 dotor01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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