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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영동대학교의 교명 변경 추진으로 촉발된 영동대 문제 해법 찾기에 영동군의 고민이 깊다.
교명 변경이 아산으로 옮겨 가려는 수순 밟기라며 범군민대책위까지 구성해 발목잡기에 나섰지만, 영동대의 지원 요구가 부담스럽기기 때문이다.
영동대는 영동군과의 협의에서 앞으로 3년간 옮겨가지 않는 대신 이 기간 연간 30억원씩 90억원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군은 전체 군민의 7% 이상을 차지하는 영동대 교직원과 학생, 연간 400억∼500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 경제 유발효과 등을 고려하면 연간 30억원은 지원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었다.
더구나 이미 영동대에 140억원 이상을 지원한 영동군으로서는 대학만 지역에 계속 존치한다면 지원 못 할 까닭도 없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고 사정이 달라졌다.
영동대가 제시한 3년이 공교롭게도 교육부의 대학 구조조정이 끝나는 2020년이다.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잇따라 'D등급' 판정을 받은 영동대가 살아남을지, 퇴출당할지 결정되는 시기가 바로 이 때다.
영동대가 앞으로 3년간 영동군의 지원과 자구책 등의 노력에 힘입어 살아남기에 성공해도 올해 개교한 아산캠퍼스로 대학의 중심을 옮겨 갈 우려는 남아 있다.
채훈관 영동대 총장은 이를 뒷받침하듯 영동군과의 협상에서 "'3년'이란 기간을 정하지 않고 안 가겠다고 약속한 뒤 공증하면 연간 30억원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한 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군은 통학버스 운영비 등 연간 10억원 정도를 별도로 지원하는 방안도 제시했었다
채훈관 총장이 제2캠퍼스가 있는 아산시장을 만나 "아산캠퍼스에 20억원짜리 체육관을 지어 주면 영동대 검도부를 아산캠퍼스로 옮겨 전국체전 등에서 아산시의 명예를 높여 주겠다"고 제안했다는 소문도 들려왔다.
이 때문에 군과 영동대의 협상은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할 협상 테이블에 앉기도 전에 결렬됐다.
군은 영동대의 이 같은 행태로 보아 앞으로 3년간은 영동에 본교를 두고 영동캠퍼스 학생 수를 2500명 선으로 유지하지만,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 아산캠퍼스로 이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역에서도 교육부가 학생 수 감소와 출산율 저하 등을 고려해 오는 2023년까지 현재 56만 명인 대학입학정원을 40만 명으로 줄이기로 해 영동대의 이전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영동대가 살아남으려면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이 덜한 아산캠퍼스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한 판단이다.
실제로 학과 이전은 교육부 승인 사항이 아니라, 영동대 재단인 '금강학원' 자체 이사회에서 결정하면 되는 손쉬운 사안이다.
군은 이런 상황을 종합할 때 '3년'이란 기간을 못 박은 영동대를 계속 지원해야 할지 고민이다.
지역 일부에서도 "당장은 가라고 해도 못 가고, 때가 되면 어차피 떠날 영동대다. 그동안 지원한 140여억원도 모자라 또다시 거액의 군민 혈세를 지원해야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차라리 영동대가 불가피하게 떠날 때를 대비해 영동대에 지원할 예산을 다른 미래 성장 동력을 찾는 데 투자해야 한다"는 주문의 목소리도 높다.
"범군민대책위까지 구성해 반발했지만, 결과적으로 영동대의 교명 변경을 막지 못했고, 영동대로부터 영동에 끝까지 남겠다는 약속도 못 받았다"며 "결국은 영동대에 끌려다니는 굴욕적인 매달리기는 이제 접어야 한다"는 질책도 있다.
하지만, 영동군으로서는 영동대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덩달아 영동군민 3000여 명이 참여하는 군민 궐기대회를 개최하고, 국무총리실과 교육부, 국회 등에 영동대 교명 변경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냈던 범군민비대위도 '출구전략'을 찾지 못해 속만 태우고 있다.
상대적으로 영동대는 공세적인 분위기다. 영동군의 현안인 '인구 5만 지키기 운동'을 이용해 영동대의 존재 가치를 부각하는 등 오히려 영동군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영동군 관계자는 "지금 상황은 영동대가 군에 공세를 취하는 상황"이라며 "군민이 이해하는 선에서 마무리할 명분이 있어야 하는 데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현재 군이 취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지원 중단뿐이고, 그마저도 장학금 지원 중단과 영동대 출신 공무원 특채 중단밖에는 없다"면서도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해 결론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994년 설립된 영동대는 현재 29개 학과에 3000여 명이 재학 중이며, 올해 충남 아산에 제2캠퍼스를 개교해 700여 명이 옮겨갔다.
영동대는 교육부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잇따라 'D등급'을 받자, 대학 이미지를 개선하겠다며 지난해 말 교명을 'U1(유원)대학교' 바꾸기로 하고 교육부의 허가를 받았다.
영동군과 군민은 영동대가 대학을 옮겨갈 수순을 밟고 있다며 범군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반발했지만, 교명 변경을 막지는 못했다.
충청비즈 thecm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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