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이 끝나면서 KTX 세종역 설치 논란과 청주·제천의 철도박물관 유치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충청권 지방자치단체 간의 불협화음은 물론 이를 공약으로 채택했던 각 지역 당선인들 사이의 신경전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17일 충북도에 따르면 국립철도박물관 건립 후보지 선정작업을 추진 중인 국토교통부는 지난주 충북지역 후보지를 하나로 압축해 달라고 도에 요구했다.
도는 2014년 KTX분기역이 있는 청주시 오송읍을 후보지로 선정해 국토부에 단수 추천했으나 최근 제천시가 반발하고 나서자 지난달 제천을 추가 신청했다.
윤홍창 도의원은 같은 달 3일 도정질문에서 "도가 시군의 의견도 묻지 않은 채 철도박물관 후보지로 오송을 단독 추천했다"며 "오랜 철도 역사를 간직한 제천시에는 도전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도가 뒤늦게 제천을 후보지로 추가 신청한 것은 이 때문이다. 제천의 철도박물관 유치는 20대 총선 새누리당 권석창(제천 단양) 당선인의 주요 공약으로도 채택됐다.
그러나 제천의 '지각' 유치전에 청주는 떨떠름한 표정이 역력하다.
국내 유일의 KTX분기역이라는 상징성을 기반으로 철도박물관의 순조로운 유치를 기대했던 청주는 국토부의 '후보 단일화' 요구에 따라 제천과 예기치 않은 예선전을 치르게 생겼기 때문이다.
청주와 제천의 철도박물관 유치 신경전은 총선 선거전 과정에서도 나왔다.
지난달 25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새누리당 총선 후보 합동 기자회견에서 권 당선인이 철도박물관 제천 유치의 당위성을 역설하자 청주 흥덕 선거구의 송태영 후보는 "철도가 교차하는 곳에는 다 박물관을 세워야 하는가?"라는 반론을 제기해 분위기를 싸늘하게 만들기도 했다.
특히 국토부의 후보 단일화 요구로 청주와 제천의 관계는 더 불편해질 수 밖에 없고, 이를 중재해야 하는 도의 주름살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변재일(청주 청원)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청주와 제천 중 후보지 한 곳을 결정하지 않으면 충북을 선정 대상에서 배제한다는 게 국토부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는 "기존 철도 시설을 활용해 박물관을 운영한다는 제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청주 오송은 (입지평가에서)이미 최상위 평가를 받은 곳"이라며 제천의 양보를 촉구하기도 했다.
청주시도 오는 1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겠다는 뜻을 지난 15일 기자들에게 통보했다. 변 의원처럼 철도박물관 유치 '후발주자'인 제천시의 결단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배제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세종시 이해찬 당선인의 KTX세종역 신설 공약도 20대 국회 내내 충청권 내부 갈등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의 복당 현실화는 미지수지만, 청주 지역 3명의 더민주 소속 당선인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펄쩍 뛰고 있다.
의원들 사이의 세종역 '신설과 저지' 공약 갈등은 직접 이해당사자인 충남북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주민의 싸움으로 확전할 수도 있다.
이 당선인의 세종역 신설 공약에 대해 선거기간 내내 "고속철도가 지하철인 줄 아는가"라고 비판해 왔던 도종환(청주 흥덕) 당선인은 "오송역에서 15㎞ 떨어진 곳(세종)에 역을 또 만들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오송역을 호남고속철도 개통 이후 이용객 수가 급증하는 등 그 역할과 위상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한 뒤 "세종역 신설 구상은 국토부가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국가 예산을 그렇게 투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강력 저지 의사를 거듭 분명히 했다.
충청비즈 thecm11@naver.com
<저작권자 © 충청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첨단기술 9종' 공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