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여신심사 강화에도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가계가 올 1분기(1~3월) 은행에서 빌린 돈이 9조9000억원 늘어나면서 2008년 통계 집계 이후 1분기중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아파트 분양 호조 등으로 집단대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계대출 증가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해부터 아파트 분양 물량이 대폭 늘어난 가운데 올해에도 상당한 물량의 신규 분양과 재건축 등이 예고되고 있어서다.
1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3월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4만3201가구로 2000년 통계 집계 이후 3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실제 3월 가계대출도 전월보다 증가세가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3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은행 가계대출은 4조9000억원 늘어 2008년 통계 집계 이후 3월중 역대 최대폭으로 늘었다. 종전 최대치는 지난해 3월 4조6000억원이었다.
집단대출을 비롯해 지난달 봄 이사철 수요 증가로 주택담보대출(4조4000억원)이 늘어난데다 신규 분양물량이 증가하면서 계약금 마련 등을 위한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기타대출(5000억원)도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4월에도 전월보다 31.3%(1만3536가구) 늘어난 5만6737가구의 분양물량이 풀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가계대출 증가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으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강화됐지만, 집단대출이 직접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점도 가계대출 증가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집단대출이 직접규제에서 빗겨 나가면서 전체적으로 증가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렇다고 해서 자칫 집단대출을 과도하게 규제했을 경우 주택시장 침체 등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어 정부는 적정한 수준이 무엇인지 신중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집단대출과 달리 일반 주택담보대출의 경우에는 지난해보다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지만 이러한 추세가 기조적인 둔화세로 이어질지는 아직 판단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지난달 금통위 회의에서 "대출 증가세가 어느정도 둔화됐더라도 이는 저금리 기조 하에서 축적된 금융 불균형의 시정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이러한 움직임이 상당기간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한은 관련부서에서도 "일반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지난해보다 둔화되고 있는 것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 주택 거래량 감소 등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추세적 변화로 봐야할지는 몇개월간의 흐름을 좀 더 지켜보면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다음달 2일부터 비수도권 지역에서 확대 시행되는 정부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가계대출 증가세에 제동을 걸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임 연구위원은 "수도권에 비해서는 영향이 덜 하겠지만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둔화에 어느 정도는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충청비즈 thecm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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