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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에 '포켓몬 고'…거센 IT 광풍

올해 초 세계 바둑챔피언 이세돌 9단을 꺾은 구글의 알파고가 우리에게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면 닌텐도의 '포켓몬 고' 열풍은 증강현실이라는 새로운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순식간에 우리 일상을 파고든 '포켓몬 고'의 등장은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이라는 낯선 기술 용어를 친숙하게 만들어줬다.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에 밀려 한동안 관심권에서 벗어나는 듯 했지만 현실과 높은 접점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          

◇ 가상과 현실의 만남…위치 정보에 기반

증강현실은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현실 세계에 가상의 이미지를 겹쳐서 보여주는 기술을 말한다.

현실과 가상의 혼합이란 점에서 혼합현실(MR·Mixed Reality)로 불리기도 한다.

2002년에 개봉한 SF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주인공 존(톰 크루즈)이 허공의 화면을 휘저으며 자료를 찾거나 길을 걷던 그의 눈앞에 광고가 불쑥 등장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기술적 연구는 1960년대 후반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증강현실이란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90년대 들어서다.

1992년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사의 직원 톰 코델이 항공기 조립 과정을 설명하는 과정에 가상의 이미지를 첨가하면서 증강현실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증강현실은 종종 가상현실과 혼용되지만, 현실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한다.

가상현실은 사용자에게 현실과 분리된 허구의 체험을 제공하는 반면 증강현실은 현실에 가상의 이미지를 더하는 방식으로 현실과 접점을 유지한다.

이로 인해 현실감이 가상현실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증강현실의 필수 기술은 위치정보시스템(GPS)이다. 사용자의 현재 환경에 맞는 가상의 이미지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용자의 세부적인 움직임을 파악하는 센서(자이로스코프 센서)와 가상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애플리케이션 및 디스플레이 기기가 있어야 한다.

◇ 구글·MS 적극 투자…스마트 안경 주목

증강현실은 가상현실보다 일찌감치 대중화의 길을 걸었다. 2000년대 후반 스마트 기기의 보급은 증강현실 산업에 날개를 달아줬다.

2012년 등장한 구글 글라스는 증강현실의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였다.

구글 글라스는 일반 안경과 흡사하지만,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내장돼 안경을 통해 인터넷 검색이나 사진 촬영, SNS 사용 등이 가능하다.

하지만 촬영 기능에 따른 사생활 침해 문제와 소비자의 관심 부족으로 상용화에는 실패했다.

이후 가상현실이 화려한 이미지와 첨단 기기를 앞세워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증강현실은 잠시 대중의 관심권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증강현실의 산업화 가능성에 꾸준히 주목해왔다.

증강현실은 가상현실에 비해 간단한 기기로 구현할 수 있고, 위치정보서비스와 활용도도 뛰어나다.

가상현실과 달리 현실 세계에서 타인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관련 연구와 개발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머리에 착용하는 HMD(Head Mounted Display) 형태의 디스플레이 기기인 홀로렌즈를 개발하고 있다.

이용자는 HMD 전면의 유리를 통해 현실 세계와 가상의 이미지를 동시에 볼 수 있다.

구글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증강현실을 보여주는 프로젝트 탱고를 개발 중이다.

프로젝트 탱고는 모바일 기기에 3차원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를 탑재해 카메라가 찍은 현실의 이미지를 모바일 기기에서 가상의 이미지와 합성하는 방식이다.

소니는 지난해 구글 글라스와 유사한 스마트아이 글라스를 선보였다.

증강현실을 접목한 시도는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가구업체 이케아는 증강현실로 가구를 미리 배치해볼 수 있는 카탈로그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고, 자동차업체 벤츠와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도 부품 조립 과정의 오류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증강현실 시스템을 개발했다.

◇ "2020년 AR 시장규모 1천200억 달러"

시장조사기관 디지캐피탈에 따르면 글로벌 증강현실 시장 매출 규모는 2020년에 1천200억 달러(약 136조 원)까지 늘어 가상현실 시장(300억 달러)의 4배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는 가상현실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2017년부터는 증강현실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T 시장조사업체 스트라베이스는 '2016 증강현실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서 사물인터넷과 결합하기 쉬운 스마트 안경이 차기 증강현실 시장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 신나라 연구원은 "증강현실은 현실 세계에 정보를 추가할 수 있어 의료·전시·디자인·교육 등 정보전달형 콘텐츠에 적합하다"며 "체험형 콘텐츠에 주로 활용되는 가상현실과 다른 영역을 구축하며 성장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분별한 확산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된다.

HMD나 스마트 안경 등 증강현실 기기를 장시간 착용하면 '사이버 멀미(Cyber sickness)'를 겪을 수 있다.

메스꺼움과 어지러움 등 일반적인 멀미와 유사한 증상으로, 현실과 가상세계의 인지 차이에서 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인지 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다.

가상의 이미지가 현실과 뒤섞이다 보니 실제 사물을 인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 '포켓몬 고' 이용자들이 게임을 하다 넘어지거나 출입이 제한된 장소에 들어가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개인정보 유출은 또 다른 문제다. 증강현실이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하다 보니 이용자의 실시간 위치나 이용자가 수집한 데이터 등이 해커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충청비즈  thecm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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