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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 기술 개발 상황은…한국은 계속 '뒷북'?

출시한 지 일주일 만에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킨 '포켓몬 고(Go)'는 게임에 새로운 기술을 입히면 어떤 모습일지 생생히 보여줬다.

가상 현실과 실제 현실, 위치 정보 시스템 등을 아우른 증강현실(AR) 기술은 국내에서도 산업계와 학계 등을 중심으로 이미 개발이 한창이며 일부는 상용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10년 정도면 우리 생활에서 AR 기술은 다양하게 사용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AR 게임·관광·교육' 등 다양한 활용…한국은 어디에 있나?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산업계에서 AR 기술은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게임, 관광, 의료, 교육, 쇼핑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AR 기술을 접목한 의과대학 해부 실습용 '가상 해부 테이블', '색칠놀이 게임', '박물관 투어' 등이 활용되고 있다. 다양한 주변 기기도 개발 중이다.

게임업체 '드래곤플라이'의 경우, 1인칭 슈팅 게임(FPS) '스페셜 포스'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AR 게임을 개발하고 향후 AR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려는 통신사의 노력도 발 빠르다.

SK텔레콤은 6월 말에 열린 '제21회 미래성장동력 오픈 톡 릴레이'에서 AR 기술 기반의 원격 협진 서비스를 선보였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의사들이 환자 1명의 증상을 각각 살핀 뒤 마치 한 공간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원격통신을 통해 협업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전진수 SK텔레콤 미디어태크랩장은 "AR 기술은 10년 뒤에는 일상생활 속에 널리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특허청에 따르면 2010~2014년 최근 5년간 AR 기술의 국내 특허 출원은 연평균 619건으로 집계된다. 2005~2009년(52건)의 약 12배 수준이다.

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은 "AR 기술은 실제 현실에 가상의 사물 등을 더해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쉽고 교육, 게임 등 다양한 범위에서 쓰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기술 개발 괜찮은데…" 실제 사업화·소비자 이용은 'NO'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AR 기술과 관련한 올해 디지털 콘텐츠 연구·개발(R&D) 총예산은 48억6천만 원으로, 지난해(약 46억 원)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은 '온·오프라인 콘텐츠 비주얼 브라우징 기술 개발', '구조적 빛 센서를 이용한 혼합현실(MR) 아바타 월드 서비스' 등 3개 연구 과제를 수행하는 데 쓰인다.

하지만 AR 기술이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는 상황에서 투자규모는 매우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AR 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AR 기술이 좀처럼 대중에게 관심을 끌지 못하고 상용화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예컨대 KT는 지난 2011년 AR 기술을 적용해 스마트폰에서 몬스터를 잡으면 혜택을 제공하는 '올레 캐치캐치'라는 마케팅 플랫폼을 내놨지만 이내 서비스를 종료했다.

현재 전세적인 열풍을 일으키는 '포켓몬 고'처럼 AR 기술을 적용했고 몬스터라는 캐릭터를 활용했지만 결과는 매우 대조적인 것이다.

'올레 캐치캐치'는 간단한 조작과 쉬운 게임 등이 주목받으며 한때 고객에게 제공한 쿠폰 혜택이 100억 원을 넘기도 했지만 서비스 유지 및 신규 서비스 발굴에는 실패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역시 '모바일 혼합현실 기반 체험 투어 기술 개발'을 완료했지만 박물관 및 관광지 안내 등 일부에서만 쓰이고 있다.

AR 기술 자체가 아직 소비자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을 정도로 완성도를 높이지 못했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는 AR 기술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을뿐더러 단점이 더 부각되기도 한 탓이다.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가 융합 노력이 AR 기술에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 한국판 '포켓몬 고' 가능할까?…"AR 게임 보편화 아직 어려워"

'포켓몬 고'가 국내 이용자에게도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면서 게임업계 역시 AR 게임에 대한 개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제2, 제3의 '포켓몬 고'를 위해서다.

그러나 지금 당장 국내 시장에서 AR 게임이 나오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대표적 게임 회사 역시 AR 게임 관련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엠게임, 한빛소프트, 조이시티 등이 나서 가상현실(VR)을 활용한 게임 개발에 돌입하긴 했지만, 정식으로 출시된 상태가 아니다. 완전한 결과물은 없는 셈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행사에 가면 AR 개발에 나선 곳이 몇 곳 있지만, 아직 상업적으로 성공한 곳은 없다"며 "시장도 작고 주변 기기도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포켓몬 고' 덕분에 관련 주가만 오르고 있다"며 "국내에 출시된다 하더라도 그 전에 이와 비슷한 게임을 내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핵심은 콘텐츠…"캐릭터·스토리 강화해야"

게임업계에서 AR 기술의 효용가치는 여전하다. 현실과 다방면으로 접목할 수 있어 이용자에게 VR 게임과는 또 다른 재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켓몬 고'의 성공을 계기로 캐릭터와 스토리 등 콘텐츠를 먼저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포켓몬 고'의 성공은 포켓몬이라는 '킬러 콘텐츠'가 있어 가능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1996년 8비트(bit) 비디오 게임으로 출발한 '포켓몬'은 이후 TV 애니메이션, 영화, 캐릭터 상품으로 제작되며 광범위한 팬층을 확보해왔다.

'포켓몬 고' 이용자의 대다수는 '포켓몬' 캐릭터에 이미 익숙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친숙한 가상의 캐릭터를 쫓아 거리낌없이 AR 세계에 뛰어들었다.

전진수 SK텔레콤 미디어태크랩장은 "AR의 핵심 중 하나는 행동 유발인데 강력한 콘텐츠가 있으면 소비자의 행동을 이끌어내기 쉽다"며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AR 서비스가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포켓몬 고'가 성공을 거두면서 앞으로 AR 시장에서 유명 지적재산권(Intelletual Property·IP)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내 게임업계에는 리니지,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등이 여러 분야에서 응용이 가능한 IP로 꼽힌다.

게임 외에 뽀로로·타요 등 인기 어린이 캐릭터도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진형 소장은 "기획·시나리오 등에서 한국은 분명 장점이 있다"며 "아이디어에 창의력·개발 능력·컴퓨팅 등이 더해진다면 AR 게임의 영역을 더 확장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충청비즈  thecm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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