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건설업체들이 각종 공사 담합으로 공정위로부터 무려 7000억원의 과징금 폭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담합 과징금 규모는 1조원에 달했지만 담합을 자진신고한 기업에게 주어지는 '리니언시' 제도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과징금이 3000억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공정위가 지난해 건설업계 담합에 대해 부과한 과징금은 6700억원으로 전체 과징금 총액(8044억원)의 8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공정위가 부과한 전체 과징금 규모는 전년(4184억2900만원)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는 담합으로 적발된 건설사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전체 과징금 가운데 담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87.1%(3637억원)에서 2014년 95.7%(7700억원)로 크게 늘어났다. 전체 담합 가운데 건설업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87%에 달했다.
지난해 호남고속철도 건설 공사 입찰 담합으로 총 28개 건설사에 3479억원,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공사 입찰 담합으로 1322억8500만원, 경인운하사업 입찰 담합으로 991억21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해 공소시효가 만료된 4대강 사업, 호남고속철도 건설 공사 등 대규모 국책사업 담합 때문에 건설업계의 과징금이 늘었다"며 "결과적으로 전체 과징금 부과 규모도 평년 수준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 '리니언시' 따른 과징금 감면 3300억원
당초 지난해 건설사에 부과된 담합 과징금은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건 처리과정에서 상당수 기업이 리니언시 적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니언시는 담합에 가담한 기업이 담합행위를 자진 신고하거나 조사에 협조하는 경우 과징금을 감면해주는 제도다. 최초 신고 업체는 100%, 2순위 신고 업체는 50%까지 과징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
지난해 건설사에 실제 부과된 과징금은 6700억원에 달했다. 리니언시에 힘입어 3000억원 이상 부담이 줄어들었다.
공정위는 호남고속철도 공사 입찰에서 담합을 벌인 28개 건설사에 당초 435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1434억원을 감면해줬다.
이에 따라 리니언시 제도가 '솜방망이 처벌'을 가져와 담합 행위를 억제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공정위 관계자는 "리니언시 제도는 근복적으로 담합을 억제할 수 있는 효과가 크다"며 "리니언시 혜택을 보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하는 감면고시 개정안을 마련중"이라고 설명했다.
◇ 검찰, 공정위 '기업 봐주기'에 제동
검찰은 최근 공정위에 SK건설의 새만금 방수제 건설공사 담합 혐의에 대한 고발을 요청했다. 지난해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서 검찰총장이 요청할 경우 공정위는 의무적으로 고발에 나서야 한다.
검찰이 공정위에 고발요청권을 행사한 것은 지난 2013년 법 개정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가 리니언시 제도를 적용해 고발하지 않더라도 사안에 따라 필요하면 검찰이 고발요청권을 적극 행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SK건설은 새만금 방수제 입찰 담합으로 적발됐지만 리니언시 적용을 받아 22억6400만원의 과징금 처분만 받고, 검찰 고발은 면제됐다. 하지만 공정위는 검찰의 요청에 따라 지난 12일 SK건설을 고발 조치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리니언시 제도 실효성 자체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검찰 고발이 면제된다는 보장이 없을 경우 자진신고에 나서는 기업이 사라지고, 결국 담합 적발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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