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안모(남·38)씨는 최근 다이소 강남고속버스터미널점에서 어린이용 줄넘기를 샀다.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줄넘기를 사려면 줄넘기 가격(3000원)만큼 배송비(2500원)를 내야했기 때문이다.
안씨는 "2000원에 찾던 물건을 사서 만족한다"며 "인터넷으로 사기 애매하고 마트에서도 잘 안파는 물건을 살 때 이용하기 좋은 것 같다"고 했다.
값싼 생활용품을 파는 초저가 생활용품숍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장기 불황에 가성비(가격대비성능), 편의성을 따지는 소비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통계학적인 변화도 한몫하고 있다.
국내 최대 생활용품숍 브랜드인 다이소를 운영하는 다이소아성산업의 매출액은 2015년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작년(1조3056억원)에는 전년대비 24% 늘었다.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버터, 작년 8월 서울 신촌에 1호점을 연 미니소, 같은 달 서울 명동에 들어선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 등 후발주자들도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일본의 100엔숍과 같은 저가 생활용숍이 각광받고 있다"며 "2조원대인 중저가 생활용품 시장 규모가 2~3년 후에는 4조원대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다이소 매출 쑥쑥…편의성·가성비로 고객 발길 이끌어
1992년 아성무역으로 설립된 다이소아성산업은 설립 첫 해 1호점을 연 후 10년만인 2002년 자산총액 120억원을 넘어 외부감사를 받기 시작했다.
2007년에 매출액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최근 몇년 사이 성장률을 더 가파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4년 8900억원대였던 다이소아성산업의 매출액은 2015년 1조493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작년 매출액은 1조3056억원으로 전년보다 24% 늘었고, 영업이익도 34.2% 증가해 설립 24년만에 1000억원을 넘겼다.
불황에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매출이 빠르게 증가한 것이다.
다이소는 매장 내 상품 대부분을 5000원 이하 상품으로 채우고, 2000원 이하 상품 비중을 70~80% 수준으로 유지했다.
2012년 10월에는 경기 용인에 연면적 10만㎡(3만2000평) 규모의 남사물류허브센터를 준공해 각 매장에 효율적으로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시의 적절한 점포 확장 전략도 주효했다.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2012년 850여 개 수준이던 점포를 공격적으로 늘렸다. 현재 다이소 점포 수는 1150여 개로 업계 1위다.
소비자가 집이나 직장 주변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에 초점을 맞췄다.
다이소를 자주 이용한다는 주부 하모씨(여·36)는 "집 정리를 하다가도 근처 다이소를 들러 수납 정리함 등 그때 그때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어서 좋다"며 "상품이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고 했다.
다이소는 2019년 완공을 목표로 부산시 강서구 미음동 국제산업물류도시에 부지 7만3696㎡(2만2293평), 건물 16만5000㎡(5만평) 규모의 물류 시설을 조성하고 있다. 투자금은 1950억원이다.
박정부 다이소아성산업 회장은 작년 6월 소비자중심경영 도입을 선포하는 자리에서 "즐겁게 쇼핑할 수 있는 매장을 구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며 "고객 만족을 높이기 위해 다양성과 접근성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 버터, 미니소…저가 생활용품숍 춘추전국 시대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저가생활용품숍 버터는 2014년 9월 홍대 1호점을 시작으로 서울, 경기, 대전, 부산 등 전국으로 매장을 확대해 현재 1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작년 버터 매출액은 300억원으로 전년보다 80% 늘었다"며 "올해 매출액 목표는 500억원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올해 버터 매장을 40여 개로 늘릴 계획이다.
일본 디자이너 미야케 준야(Miyake Jyunya)가 2013년 설립한 미니소는 일본과 중국, 미국, 필리핀,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매장 1500여개를 운영하고 있다.
설립 이듬해인 2014년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중국 자본에 매각됐다.
한국 사업을 담당하는 미니소코리아는 작년 8월 신촌에 첫 매장을 냈으며 현재 서울 종로 등에 1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여성 의류 브랜드 ‘지센’을 운영하는 위비스그룹은 덴마크 브랜드인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의 국내 사업을 하고 있다. 작년 8월 명동 롯데영플라자에 1호점의 문을 연 이후 7개월 만인 지난 13일 7호점을 냈다.
유통업계와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일본의 100엔숍과 같은 저가 생활용숍이 국내에서도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코트라 일본 오사카무역관에 따르면 일본의 100엔숍 시장은 작년 말 기준 6400억엔(6조5496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이소, 세리아, 캔두, 왓츠 등 4대 100엔숍 기업 지난해 매출액이 5년 전보다 20%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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