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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한국경제 긴장감 '최고조'

"나는 한 해에 수 천 대의 한국산 TV를 주문한다.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미국은 한국에 막대한 방위비를 제공하지만 우리는 적절한 배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는 대선 과정에서 한국을 '거대기업을 가진 부자나라이면서도 안보 무임승차를 하는 국가'로 매도하곤 했다.

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기를 잡으면서 무역으로 먹고 사는 한국은 전례 없는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당장 강화된 보호무역주의, 미·중 무역전쟁, 방위비 분담 대폭 증액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고심하게 됐다.

특히 트럼프는 유세에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일자리를 죽이는 거래(job killing deal)'라고 표현한 바 있다.

한·미 FTA 재협상이 없더라도 부당염가판매(반덤핑), 상계관세,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등 무역구제수단 등의 조치를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FTA 재협상이 현실화될지는 알 수 없지만 재협상이 논의되면 체제가 흔들리면서 오는 불확실성이 한국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행정부가 추진한다고 바로 되는 일은 아니지만 관세 등 다른 무역제재가 가능하다는 점이 문제"라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한국이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 재무부가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 만큼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경우 우리도 엮여들어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징벌적 상계관세 45%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에도 강력하게 대응할 뜻을 밝혀왔다.

중국과 미국은 각각 우리 나라의 1, 2위 수출국인만큼 이들 국가의 무역 둔화는 우리 수출시장에도 타격을 입할 전망이다. 미국의 자국우선주의는 세계 교역 성장세를 둔화시켜 수출 의존도가 큰 우리 경제에 충격을 줄 수도 있다.

문종철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의 대중(對中) 견제로 우리나라도 끌려들어갈 우려가 있다"며 "트럼프는 우리나라를 중국 수준의 환율조작국, 불공정 무역국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딱히 없지만 꼬투리를 잡힐 수 있는 만큼 수출촉진과 환율정책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의 경우에도 특허권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제품의 경우 애플과 삼성의 소송처럼 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 교수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우리도 도매급으로 취급될 수 있다"며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국제금융시장에서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그 자체가 우리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이 중국에 규제를 가하며 같은 기준을 우리에게 요구할 수 있다"며 "중국에서 생산하는 우리 기업들에게 차별을 주는 등 우리 나라에 대한 직접 규제 뿐 아니라 중국 생산 경로도 막힐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트럼프가 선거 과정에서 언급한 수준의 강력한 보호무역주의정책을 실제로 펼치긴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 내에서도 무역 자유화로 피해를 보는 계층이 있고 이익을 보는 계층이 있다"며 "지금은 피해보는 계층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무역자유화로 돈 번 주체가 다국적 기업, 금융기관 등인 만큼 표는 적지만 표를 움직일 사회적 헤게모니를 지닌 사람들이라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 부연구위원은 "트럼프가 FTA 재협상 등을 추진하려 하더라도 쉽지는 않다"며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의회와의 조율도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 액션을 취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이슈보다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가 우리 정부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견해도 나왔다.

박 교수는 "오히려 통상은 마이너 이슈일 수 있다"며 "주한 미군 주둔 비용을 우리에게 더 부담하라고 하면 우리 정부의 준비는 돼 있는지, 재원은 충분한지 등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성 교수는 "통상적으로 안보문제가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방위비 분담금 문제로 인해 주한미군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면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충청비즈  thecm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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