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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를 관리하고 있는 오송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전경. 재단 본부와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 등 4개 센터와 커뮤니케이션 센터가 들어서 있다. |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 허브인 오송·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에 재정 위기가 닥쳤다.
정부가 완전 자립화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결국 2018년부터 정부의 재정지원이 아예 중단된다.
이에 따라 현재 첨단의료복합단지(이하 첨복단지)를 관리·운영하고 있는 재단과 입주기업들의 불안감은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부의 '바이오헬스산업 세계 7대강국 육성' 계획도 물거품이 될 우려마저 낳고 있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정부의 재정지원 중단과 재단의 자립화 요구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산·학·연 관계자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확보될때까지 단계적 지원이 이뤄진후 점차적인 자립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 첨복재단 국비지원 예산 '뚝'
정부는 2038년까지 8조 6천억원을 들여 아시아 최고 역량을 갖춘 첨단의료산업분야 글로벌 R&D 허브 구축을 위해 2010년 오송·대구 첨복단지를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조성했다.
대구는 105만㎡, 오송은 113만㎡ 규모다.
또한 이를 지원하기 위해 첨복재단을 설립해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 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 ▲커뮤니케이션센터 ▲연구기관 입주시설 ▲벤처타운 등이 입주되면서 산·학·연·관이 공존하는 보건의료산업의 글로벌 허브가 됐다.
그리고 지난해까지 7509억 원을 투입했다.
대구에는 국비 2914억 원, 대구시 1072억 원이 투자됐다. 오송에도 국비 2509억 원, 충북도 1014억 원이 지원됐다.
하지만 정부가 이를 관리·운영하는 재단에 자립화를 요구하면서 국비지원율이 내년 30%, 이듬해에는 지원을 아예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재정 위기가 현실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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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를 관리하고 있는 대구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전경과 핵심 센터들. |
◇ "홀로서기 하라" VS "시기상조다"
이같은 해법을 찾기 위해 충북도와 대구시가 8일 국회에서 '보건의료산업 강국 도약을 위한 국회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최근 정부가 '바이오헬스산업 세계 7대강국 육성'의 핵심 인프라인 첨복단지 육성 의지가 점점 퇴색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기 위해서다.
또한 첨복단지 활성화에 대한 국회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위해 충북 오제세 국회의원과 대구 김상훈 국회의원이 주관하고 양승조 국회보건복지위원장을 비롯한 유승민, 윤종필, 김승희, 김순례, 송석준 국회의원 등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번 세미나의 정책토론 발제자인 김대경 중앙대학교 약대 교수와 김정진 한림제약(주) 대표이사, 최윤희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의 첨복재단에 대한 성급한 자립화 요구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국가보건의료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거버넌스체계 개선, 단계적 자립화를 위한 내부역량 강화 등의 혁신적인 발전방안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최윤희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2018년 첨복단지를 자립화한다고 하는데 그 방향에는 찬성한다"면서 "그렇지만 자립화는 근거에 맞춰 진행돼야 하는데 그렇게 됐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첨복단지는 하드웨어 인프라만을 구축했을 뿐이며, 현재까지의 지원만으로는 의료산업 지원 플랫폼의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현실적인 자립화를 위해 근거기반 실행 계획 마련과 장기적 관점의 대안을 모색하고, 단계적 자립화 추진을 위해 안정적 정책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최 연구위원은 "장기적 관점에서 단계적 자립방안 구축이 필요하다. 현재까지의 정책적 지원 대비 실적이 미흡하다"며 "아직까지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 단계다. 정부 지원 중단 등 단기적 관점의 성급한 자립화는 그나마 구축된 경쟁력 상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바이오산업 육성에 대한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하위에 해당한다. 50여개국 중 24위 수준"이라며 "이는 정책 효율성이 낮기 때문이다. 아직 한국은 보건의료 분야 경쟁력이 낮아 지원해야 할 부문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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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북도와 대구시가 8일 국회에서 '보건의료산업 강국 도약을 위한 국회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오제세 국회의원(앞줄 왼쪽서 다섯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학계와 산업계, 첨복단지를 운영하는 재단에서도 첨복단지의 재정적 자립화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대경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OECD가 2030년경 바이오 경제시대 진입을 예상한 것처럼 현재는 의료산업이 세계적 관심사다. 세계적으로 바이오, 신약투자가 확대되고 있고, 한국도 의료시장을 놓칠 수 없다. 보건산업 강국 도약을 위해 첨복재단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림제약 김정진 대표이사는 "개량신약 개발 성공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신약개발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첨복단지에 입주했다"며 "현재 정부의 자립화 요구로 기업지원 기능이 위기 상태"라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첨복단지는 입주관리를 넘어 기업의 성장을 위한 체계적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안정적 예산 확보를 통한 기업의 연구개발 지원기관으로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송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박구선 미래발전추진단장은 "오송재단은 2015년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당시 직원들은 정부 지원을 기대했지만 그 반대였다"며 "재단 역할을 명확히 하고 제 역할을 하는 데 필요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 홀로서기가 필요하다면 그에 따른 지원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홍진태 충북대 약대 교수의 좌장으로 산·학·연 대표와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담당과장 등 8명이 참석해 진행된 토론에서도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전폭적인 예산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첨복단지 발전방안의 일환으로 ▲첨복재단 대기업 위탁 운영 ▲재단을 관장하는 중앙부처 거버넌스 체계 개편 ▲첨복재단의 민영화 ▲현재 연구개발지원기관에서 연구개발기관으로의 기능전환을 통한 수익사업 허용 등 혁신적인 처방들도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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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북대 약대 홍진태 교수(왼쪽서 다섯번째)를 좌장으로 패널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
이날 토론에서 정부측은 첨복재단 자립화의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자립화는 피할 수 없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래부 조낙현 생명기술과장은 "재정자립화는 결국에는 해야 할 문제다. 첨복재단은 적극적으로 서비스와 수익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며 "본질적으로 재단의 자립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없다. 연구개발 기관이 현재 단지 내에 많이 입주하지 않는 것으로 아는데 입주할 수 있도록 적극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김주영 보건산업진흥과장은 "첨복단지 특별법에 지자체가 첨복단지 운영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러나 강제할 수는 없다"며 "재단과 지방자치단체, 중앙정부가 이 문제 해결에 힘을 합쳐야 한다. 복지부도 제 역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를 공동 주관한 오제세 의원은 "재단의 재정자립화를 요구하는 정부의 입장을 일견 이해하지만 시설 완공 이후 불과 3년 남짓한 시점에 이렇게 재정의 완전 자립화를 요구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이다"고 의견을 밝혔다.
바이오 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첨복단지에 대해 20년에서 30년 정도의 장기적 관점으로 조성해나가야 하는데, 이제 막 기반시설이 마련된 상황에서 성과를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상훈 의원도 "첨복재단은 비영리공익 법인이라 법적으로 수익사업을 할 수 없다. 이런 상태에서 정부는 스스로 살아남을 것을 강요하고 있다. 재정 지원을 끊기보다는 정부부처들이 첨복단지를 성공시킬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충북도 설문식 정무부지사는 "오송·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는 당초 계획과 달리 정부의 소극적인 재정지원으로 첨복재단의 인력 충원이 지연되어 연구개발 장비 가동률도 저하되는 등 첨복단지의 성공적 완성이 더뎌지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당초 목적대로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이제라도 과감한 발상 전환으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성우 sungwoo2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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